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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까지 주님의 길로 가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5. 2. 22. 05:00

    사순절 첫째 주일(2015년 2월 22일)

    마태복음 16장 24-28절

     

    끝까지 주님의 길로 가라.

     

     

    가. 누구나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를 것이니라”(24절).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해 처음으로 밝히셨던 그때에 예수님 곁에 서 있던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많은 무리에게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너희가 정말 내 제자가 되고자한다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한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베드로를 비롯해 소수였습니다. 예수님은 적은 수였지만 그들에게 ‘누구나’ 따라와야 한다고 명하셨습니다. 믿는다고 하면서 따라가지 않아도 되는 예외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제자의 자격이 있고 없고를 판단하신 것이 아닙니다. 부름 받았다고 끝까지 제자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뜻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믿는다면 누구든지 끝까지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로 부른 사람들에게 “나를 따라오라”는 명령을 하셨는데 여기서 ‘따르다’(아코루세오)는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과 계속해서 같은 길을 가야만 진정한 제자라는 말입니다. 부르심을 받았다고 저절로 제자로서 살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깨닫고 실천해야만 비로소 제자입니다. 믿는다면 누구나 예외 없이 주님과 같은 길로 가야 합니다.

     

    나. 따르는 일에는 반드시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24절).

     

    제자로 부름 받은 것은 끝이 아니고 시작에 불과한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라면 누구든지 예외 없이 같은 길로 가야하고 이어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합당한 조건이 있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제자의 조건으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질 것을 명하셨습니다. 우선 ‘부인하다’(아파르네오마이)는 말의 뜻을 살펴보면 ‘완전히 관계를 끊어버리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자기 부인은 하나님으로부터 오지 않은 모든 것들에서 의도적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조건이 주어졌습니다. 자기 십자가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주어진 사명이고 또 그 일을 감당하며 부딪치는 고난입니다.

     

    여기서 주목해 볼 것은 ‘부인하다’(아파르네사스소)와 ‘짊어지다’(아라토)의 문법인데 둘 다 부정과거시제에 명령법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주님을 따른다고 하는 일은 분명한 결단이 있어야 하고, 주님을 따른다는 결단이 이미 과거가 되게 하라는 명령입니다. 오늘 머뭇거리다가 내일 해보아야지 하는 생각은 제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나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지는 일은 적당히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내 안의 구습과 세상 방식을 버리겠다는 결단으로 시작하는 철저한 변화(radical change)의 과정입니다(마10:37).

     

    다. 주님을 위해 기꺼이 따라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24-25절).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자기를 부인하는 일만큼 힘든 일이 없습니다. 바울도 자기 몸을 쳐서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는 일이 심히 어려운 일임을 고백했습니다(고전9:27). 24절에 ‘부인하다’는 동사가 중간태로 쓰였습니다. 이는 제자로서 주님을 따르는 일이 힘들지만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야한다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억지로 가는 사람을 제자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세상 유혹에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 십자가를 지는 책무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스스로 절제하는 힘과 누릴 수도 있는 부와 권력을 누리지 않는 믿음도 필요합니다. 자기 십자가는 나를 위해 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 지는 것입니다. 제자는 주님을 위해 사서 고생할 수 있어야 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고난도 맞닥뜨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제자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 날마다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주님과 같은 길을 같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위해 온전히 나 자신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은 누군가 빼앗는 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고 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가는 이유를 밝히셨습니다(요10:18). 주님을 위해 기꺼이 같은 길을 자가 제자입니다.

     

    라. 끝까지 따르는 제자에게 보상이 따릅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26-28절).

     

    본문에서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를 문맥에 맞게 제대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는 목숨이 천하 보다 귀하다는 일반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진짜 목숨을 얻는 유익한 길이 무엇인지 물으신 것입니다. 25절에서 예수님은 진짜 목숨을 얻는 길은 주님을 위해 당당하게 내놓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면서 기꺼이 목숨까지라도 내려놓는 일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 그 목숨을 잃으면 다시 돌려주신다고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심판주로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행동에 따른 보응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행함’(프락신)이란 말이 단수로 쓰였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언행을 순간순간 살피시지만 여기서는 우리의 삶 전체를 하나로 평가하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제자로서의 삶의 지향점이 어디를 향하며 살았는지를 보신다는 것입니다.

     

    ‘주님, 주님’ 하면서 실제는 자기 유익만 챙기고 제자로 살지 않은 자는 불법의 길을 가다 끝나게 됩니다(마7:23). 제자라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끝까지 주님의 길로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참된 제자의 헌신은 결코 헛되지 아니합니다. 주님의 날에 반드시 영광으로 보상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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