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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7. 4. 9. 11:00

    종려주일(2017년 4월 9일)

    요한복음 13장 12-17절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가. 성도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내가 주와 선생으로 너희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마땅하다}(14절).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모범을 보이신 후에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라”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가 이른 줄 아시고 행동을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식사 하시던 중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 옳으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옳으니라’(οφειλω)는 ‘빚지다, 마땅히 해야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행동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곧 예수님은 “나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해야한다”라는 깨달음을 주고자 하셨습니다.

    만 달란트 빚진 자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주인에게 큰 빚을 탕감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나중에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의 어려움을 보고는 불쌍히 여기기는커녕 옥에 가두어버렸습니다. 이에 주인이 하는 말이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라고 책망했습니다(마18:33). 예수님의 발 씻기심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 사랑의 빚진 자임을 깨닫게 해주신 행동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깨달은 사람은 상대를 용서해주고, 도와주고, 섬기면서 사랑해야만 합니다.

     

    나. 사랑은 실천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겉옷을 입으셨다. 그리고 기대어 앉으셔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알겠느냐?”}(12절).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에 다시 자리에 앉아 식사하시면서(αναπιπτω) 물어보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여기서 ‘아느냐’(γινωσκετε)는 ‘이해하다, 깨닫다’는 뜻으로 실제는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에게 한 행동을 깨달으라”라고 하는 명령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행동은 식사 전에 손과 발을 씻는 관습과는 무관합니다. 물론 그런 관습이 있지만 선생이 제자의 발을 씻기는 일은 없습니다. 발을 씻기는 일은 종이나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나는 그분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하였는데 이는 “나는 예수님에 비하면 종만도 못한 사람이다”라고 한 말이었습니다(마3:11).

    예수님은 발을 씻겨주신 행동을 통해 고별 설교를 하셨습니다.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신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요한은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고 하였습니다(요일3:18). 발 씻기심의 메시지는 오늘날 우리도 세족식 재현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빚 갚는 심정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다. 끝까지 사랑해야 한다.

    {이제 너희가 이것을 깨달았으니}(17절).

    본문에서 중요한 구절은 “너희가 이것을 알고”입니다. 여기서 ‘알고’(οιδατε)는 완료형, 조건절로 ‘발 씻김의 의미를 온전히 깨닫는다면’의 뜻이 됩니다. 예수님의 세족 행위는 “끝까지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몸으로 보여주신 일이었습니다(1절). 여기서 ‘끝까지’(εις τελος)는 시간의 끝이라기보다 사랑의 정도에서 ‘완전하게, 극진히’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C. K. Barrett).

    예수님은 공생애 전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히 나타내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의 죽음 앞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사랑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본문의 ‘본’(υποδειγμα)은 ‘가리키다’(υποδεικνυμι)에서 온 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세족식을 통해 죄인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요한은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다”라고 고백했습니다(요1:18). 예수님은 “종이 주인 보다 크지 않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 보다 크지 않다”고 하셨습니다(16절). 하나님께로 가는 길은 세상 가치관과 전혀 차원이 다르다는 표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 받은 사랑의 빚을 갚는 마음으로 끝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라.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제 너희가 이것을 깨달았으니, 그대로 실천할 때 행복할 것이다.}(17절).

    예수님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며 “그대로 실천하면 행복해진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삶의 양식(pattern)을 본받아 하나님이 일하는 방식,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차원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하면 이 땅에서도 하늘의 은혜를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새 계명을 주노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요13:34). 예수님의 ‘계명’(εντολη)은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께 이르는 길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세상 방식의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여주신 ‘사랑’(αγαπη)의 경지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과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든 행동은 하나님 자녀의 삶의 양식이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따른 실천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이고 용기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천국이 열리고 기쁨이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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