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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을 넘은 복된 인생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3. 2. 10. 15:24

    주현절 후 마지막 주일·변모주일[20130210]

     

    담을 넘은 복된 인생(창 49:22~26)

     

     

    야곱은 인생의 마지막에 열두 아들을 불러 놓고 유언을 합니다. ‘너희는 모이라. 너희가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창 49:1) 야곱은 한 사람씩 과거를 회고하며 믿음의 분량대로 장래를 말해줍니다.

     

    야곱은 열두 아들 모두를 축복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축복하는 아들은 유다와 요셉 둘입니다. 반대로 르우벤과 시므온, 레위에게 하는 말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에 가깝습니다.

     

    유언이 무엇입니까?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주는 마지막 말입니다. 인생의 깊이가 담긴 진실한 말입니다. 단순히 덕담 남기는 정도가 아닙니다.

     

    야곱은 열두 아들의 삶을 다 보았습니다. 우리는 야곱의 유언과 축복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는 인생이 복된 인생이라는 진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야곱의 유언 가운데 요셉에게 들려주는 부분에 주목해 봅니다. ‘요셉아 너는 샘 곁의 무성한 가지로다. 그 가지가 담을 넘었구나.’(창 49:22) 야곱은 한 마디로 요셉의 인생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요셉은 ‘담을 넘고 뻗어 가는 무성한 가지같은’ 인생이었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담’은 인생길에서 만나게 되는 생각지 못한 어려움과 위기, 한계 상황 등을 뜻하는 은유적 표현입니다. 요셉은 십대 때부터 많은 담을 넘었습니다.

     

    요셉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요셉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편애를 받고 자랐습니다. 또한 창세기 37장에 보면 요셉의 나이를 열일곱이라고 밝히며 꿈꾸는 소년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소년’으로 번역된 ‘나아르’는 ‘어린아이’를 일컬을 때 쓰는 단어입니다. 다시 말해 요셉이 무슨 ‘이상주의자’나 ‘비저너리한 소년’이라는 의미의 꿈꾸는 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꿈 이야기를 한 것은 그가 나이에 비해 순수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요셉은 심성이 깨끗하고 어려서부터 생각 많고, 관찰 잘하는, 그래서 자연히 분석하는 성향이 강한 아이였음을 짐작케 합니다.

     

    이런 순진한 아이한테 들이닥친 첫 번째 담은 형들의 미움으로 파놓은 ‘구덩이’였습니다. 형들의 대다수는 요셉을 죽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르우벤과 유다는 목숨만은 살리려고 애썼습니다.

     

    결국 애굽으로 가는 미디안 상인의 손에 넘어가 바로의 경호대장인 보디발의 집에 노예로 팔리게 됩니다. 요셉은 하루아침에 노예 신분으로 전락했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는 능력이 있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존을 위한 선택에 민첩하게 적응하며 주인 보디발에게 충성하였고 가정 총무까지 되는 신임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곧 그의 인생에 찾아오는 두 번째 담을 경험합니다. 그것은 ‘줄라이카’로 알려진 안주인의 유혹이었습니다. 요셉의 단호한 거부는 줄라이카의 앙갚음을 불러오고 결국 누명을 쓰고 감옥 가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성경은 요셉이 경험하게 되는 십삼 년 고난의 세월을 통해 이 땅의 모든 인생들에게 고난의 담이 주어져 있음을 알려줍니다. 고난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인생은 살만해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을 허락하심에는 반드시 뜻이 있습니다. 사실 생명(生命)이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살라는 명령입니다. 요셉이 처한 애굽에서의 삶 그것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살아냈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위기와 한계를 ‘자발적 고난’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요셉은 노예였지만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창 39:6) 그의 용모가 눈에 띄게 잘 생겼다는 말은 단순히 외모적으로만 준수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생명' 곧 하나님의 '살라는 명령'을 고난 가운데서도 눈물 나게 아름답도록 지켜내었다는 말입니다.

     

    ‘차마고도’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은 박종우 씨가 이런 대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사람마다 민족마다 눈빛이 다르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척박하고 오지에 사는 사람일수록 눈빛이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 눈빛이 순수하고 강렬합니다...’

     

    요셉은 ‘구덩이’와 ‘성적 유혹,’ ‘감옥’이라는 담을 뛰어 넘은 실로 ‘담을 넘어 뻗은 무성한 가지’ 인생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아버지의 유언 본문 23절입니다. 야곱은 ‘활 쏘는 자가 그를 학대하며 적개심을 가지고 그를 쏘았으나 요셉의 활은 도리어 굳세며’라고 말합니다.

     

    ‘활 쏘는 자’는 히브리어로 ‘바알’입니다. 세상 권력과 유혹이 요셉을 넘어뜨리고 무너뜨리려 하였으나 요셉은 ‘도리어 굳세게’ 이겨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요셉이 자신 앞에 가로막힌 담을 넘었지만 그 담을 뛰어넘게 가신 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요셉의 활은 도리어 굳세며 그의 팔은 힘이 있으니 이는 야곱의 전능자, 이스라엘의 반석인 목자의 손을 힘입음이라...’(창 49:24)

     

    모든 인생에는 넘어야 할 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믿는 자는 담을 보고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담을 넘을 수 있도록 능력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요셉은 인생 가운데 많은 담을 만났지만 그를 에워싼 난관 앞에 ‘도리어 굳세게’ 인내하여 결국 애굽의 총리가 되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게 됩니다.

     

    하나님이 요셉에게 담을 주신 것은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함이었습니다. 요셉이 ‘구덩이’의 담을 넘어 애굽의 총리까지 오르게 하신 하나님의 목적은 '세상의 구원'에 있습니다.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되어 애굽을 칠년 경제 위기에서 구했습니다.(창 41:54) 나아가 당시 세계적인 기근의 위기로부터 세상을 구했습니다.(창 41:57)

     

    사백년의 세월이 흘러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바로’가 나타났을 때 번성한 이스라엘 민족은 생존의 위기를 경험하지만 그것도 결국은 당대 최고의 강대국인 애굽의 문명기술과 귀중품을 고스란히 약속의 땅으로 옮기시는 하나님의 큰 구원의 계획이 있었음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만약 요셉이 아버지의 품 안에서 고이고이 사랑만 받고 자랐다면 양치는 평범한 인생으로 생을 마치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던 요셉은 담을 넘어 세상의 구원을 이루어야하는 사명이 주어졌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난의 담들은 하나님이 숨겨놓으신 축복이 있음을 알리는 영적인 기회라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요셉은 샘 곁의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 요셉은 담을 넘은 무성한 가지가 되어 하나님의 목적인 세상의 구원을 이루는 사명을 감당하였습니다. 애굽을 구하고, 야곱의 식구를 구하고, 세상을 구했습니다. 요셉의 가지가 담을 넘고 풍성하게 뻗어갔습니다.

     

    요셉이 이렇게 '세상의 구원'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그가 샘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샘'은 은혜의 원천이신 하나님의 메타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인도함을 받을 때에 인생의 담을 넘고 고난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 50장에 보면 요셉이 아버지 야곱을 장사하기 위해 가나안에 올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랍비들의 전승에 의하면 요셉은 가는 도중에 자신이 던져졌던 구덩이를 지나게 됩니다. 요셉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는 그 구덩이를 축복하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고 전해집니다.

     

    우리가 볼 때 그 구덩이가 어떤 구덩이 입니까? 형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던져 넣은 구덩이 아닙니까? 생각하기도 싫은 종살이, 감옥살이를 떠올리게 하는 구덩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 구덩이를 지나면서 요셉은 오히려 축복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돌이켜 보건데 요셉이 경험한 고난과 뛰어 넘어야만 했던 장벽들은 하늘로부터 오는 복을 받을 그릇을 준비하는 시간이었고 기회였습니다. 요셉을 요셉 되게 하신 분은 엘 샤다이, 전능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요셉은 자신에게 오는 장벽들을 ‘자발적 고난’으로 받아들이며 뛰어 넘었습니다. 그 후에 세월이 흘러 요셉은 형제들로부터 받은 미움을 악으로 갚지 않는 원숙한 영성의 경지로 변해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의 담은 하늘의 복을 여는 첫 번째 관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담을 넘을 때 하늘의 복과 샘의 복이 열립니다.(사 55:10) 그리하여 생육과 번성의 복도 열리는 것이 영적 순리입니다.(시 1:3) 저는 우리 모두가 목자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힘입어 담을 넘은 복된 인생들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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