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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에 심겨진 밀알이 되자.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1. 11. 5. 00:54

    성령강림절 후 스무째주일/종교개혁기념주일[20111030]

    땅에 심겨진 밀알이 되자.
    (요 12:20-26)


    오늘은 종교개혁기념주일입니다. 우리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모습으로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지를 거듭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은 항상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개신교 선교사들을 통한 복음의 씨가 이 땅에 뿌려진지 거의 13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개신교회에 좋은 열매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나쁜 열매들도 많이 생겼음을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나쁜 열매들이 나타난 그 근본 원인을 찾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국교회와 교인들에게 나타난 나쁜 열매들 중 대표적인 것이 미성숙과 탐욕이라는 열매입니다. 이것은 복음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결과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낳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선교 초기부터 유입된 근본주의신학의 고수와 1980년대 미국의 신학대학을 중심으로 가르쳐 온 교회성장학의 영향을 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영향들이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회개 없이 무조건 죄 없다 하시는 분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수 24:20) 하나님의 심판은 반드시 있습니다.(히 9:27) 이제는 우리의 이런 모습을 직시하고,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음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은 무익하고, 영은 살리는 것이다.”라고 하시며,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요 6:63)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시고, 설교하신 것은 바리새인들의 문자주의가 아닌 영적인 해석이고 생명을 살리는 말씀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근본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 하셨기에 이런 말씀까지 하실 수 있었을까요?

    요한복음 12장 49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내가 내 마음대로 말한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내가 무엇을 말해야 하고, 내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를 친히 나에게 명령해 주셨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요한복음 17장 21절에서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라고 기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영성의 깊이를 알 수 있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의 길을 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영성이란 예수님의 이런 영적인 모습과 인격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이런 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복음서에 나온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 하나하나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 깊은 뜻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깨달아서 삶으로 행하게 되는 일이 곧 예수님의 인격을 닮아가는 영성의 사람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헬라어로 지식에 해당하는 단어는 두 가지가 있는데, ‘노시스’는 단순한 정보나 사실을 안다는 말이고, ‘에피노시스’는 경험적으로 알게 된 지식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전자의 경우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데까지 이르지는 못하지만, 후자의 경험적으로 아는 지식의 경우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지식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안다고 하는 것은 예수님을 경험하며 변화된 정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헬라인 몇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러 왔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를 고대 격언을 이용해서 제자들에게 비유로 설교하십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이 말씀 속에는 두 종류의 밀알이 비유로 나옵니다. 땅에 심겨진 밀알과 땅 위에 그대로 있는 밀알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서 제자들에게 땅에 심겨진 밀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땅에 심겨진 씨라야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입니다. 땅 위에 그대로 있는 씨는 종국 죽은 씨일 뿐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자신이 땅에 심겨진 밀알로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을 제자들에게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땅에 심겨진 밀알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이어서 설명하십니다.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요 12:25)

    여기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한다’는 말은 육적인 자아가 죽어야 새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말입니다. 거듭난다는 말과 같습니다. 육적인 세상에서 거짓자아가 죽어야만 영과 진리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고 영적인 열매를 맺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사탄은 바로 우리가 육적인 세계에 머물고, 육적 생각에만 고착하게 만드는 일을 합니다.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이 필요하지만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에만 몰두하게 만듭니다. 육적인 생각 속에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인, 비방”(마15:19)으로 하나님 없는 마음으로 살도록 내버려두는 일이 사탄의 작전입니다.(롬 1:28)

    그래서 예수님은 “내 말에 거하라”고 말씀하십니다.(요 8:31) “내가 이르는 말이 영적인 것이고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요 6:63) 땅에 심겨진 상태가 되지 아니하면, 베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을 우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마 16:23)

    예수님의 십자가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얻으려고 땅에 심겨진 한 알의 밀알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복음의 비밀을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예수님이 전해주신 십자가의 복음이란 하나님 모르는 죄인들을 살리시는 낮아지심과 희생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는 복음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그 안에는 탐욕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목회자와 교인 모두 교회성장이 최대목표가 되었습니다. 목회자의 권위가 성경 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짜 복음의 껍데기를 벗을 때입니다. 그 안에 탐욕과 이기심이 실체라면, 예수님이 보여주신 낮아짐과 희생의 복음은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요 12:26) 이제 예수님은 낮아짐과 희생의 길로 제자들을 초대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본받는 길은 땅에 심겨진 밀알이 되는 것입니다. 이 길이 많은 사람을 살리는 길이요 영생으로 인도하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몫인 자라게 하시고 열매 맺는 일은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고전 3:7) 우리는 예수님이 가르치신 말씀의 깊은 의미를 깨닫고 마땅히 행할 본분과 시대적 소명을 감당해야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땅에 심겨진 밀알이 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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