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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와 자녀의 도리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08. 6. 1. 21:08

    성령강림절 후 셋째주일

    부모와 자녀의 도리(출 20:12)

     

    1. 약속 있는 계명

    오늘 십계명의 다섯 번째 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을 생각해 볼 차례가 되었습니다. 십계명 1계명에서 4계명은 하나님과 인간과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명령이고, 5계명에서 10계명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올바른 관계를 위한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그 첫 번째 계명이 바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에베소서 6장 2절에서는 이 계명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하였습니다. 이는 십계명 5계명에 대한 바울의 해석인 것입니다. 어떤 약속이 있다는 것입니까?

     

    출애굽기 20장 12절의 십계명 말씀을 보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하였습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고 끝나지 않고, “그리하면”이라고 하면서 계속 말씀하십니다. 십계명의 모든 말씀은 명령체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만 섬겨라,” “너를 위해 우상을 만들지 말라,”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등 대부분 “...하지 말라”라고 명령합니다. 명령은 명령으로써 끝납니다. 그런데 십계명 중에 유일하게 5계명에서만 하나님은 “네 부모를 공경하면 복 주시겠다고 약속합니다.”

     

    2. 부모님 공경은 복 받는 비결

    그러면 복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잘 사는 것”입니다. 시편 1편은 복 있는 삶이 무엇인지 잘 묘사해 놓았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성경은 복 있는 사람의 비유를 “시냇가에 심은 나무”로 표현하였습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 하면 어떤 나무가 연상됩니까? 그것은 충분한 양분을 먹고 잘 자라는 외형적으로 건강한 나무, 내적으로도 균형 있게 성장한 튼튼한 나무, 그리고 열매를 풍성하게 맺는 나무의 이미지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에게 주어지는 복도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형통한 삶을 살고, 영적으로 성숙하고, 많은 성품의 열매를 맺고 사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6장 2-3절을 보면,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하였습니다. “잘 되고, 장수한다”는 것이 복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복이 누구에게 주어지냐 하면 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게 주어진다고 약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일이 복 받는 비결이 된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러면 부모님을 공경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3. 말씀 양육은 부모 책임이다.

    “부모님을 공경하라”는 계명은 자녀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는 하나님이 부모에게 주는 명령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로 양육해야 하는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말씀입니다. 5계명은 자녀에게 주는 말씀 이전에 일차적으로 부모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5계명은 권위의 문제를 말하고 있습니다. 십계명의 모든 계명은 모든 권위의 근원이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만 섬겨라,” “너를 위해 우상을 만들지 말라,”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이 말씀의 권위는 우주와 인간을 창조하시고, 죄와 어둠에서 인간을 구원하시는 성 삼위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권위도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신적 권위를 일차적으로 가정 공동체 안에서 부모에게 주셨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하나님이 주신 권위를 통해 맡겨주신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라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자녀를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라기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자라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일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쉐마”로 알려진 신명기 6장의 말씀을 보면, “쉐마 이스라엘” 즉 “들으라 이스라엘아,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토라의 말씀을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고 말씀하시면서,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하라” 명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언제 어디서든지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집에 앉아 있을 때”란 “가정생활”을 말합니다. 또 “길을 갈 때”란 “집을 떠났을 때”를 말합니다. “누워 있을 때”란 “쉴 때”이고, “일어날 때”란 “활동할 때” 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가정생활 속에서도, 여행 중이라 할지라도, 휴식할 때에도, 일할 때에도” 항상 우리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성경은 그 책임이 근본적으로 부모에게 달려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4. 부모를 공경해야하는 이유

    부모는 자녀를 주의 말씀으로 양육해야 하고, 자녀는 부모의 말씀을 주 안에서 순종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녀들은 자라나면서 부모의 말씀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자녀들은 부모님을 공경해야만 하는 이유를 반드시 알아야 할 것입니다.

     

    먼저 부모님을 공경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가 우리 존재의 근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없이 태어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존재의 근원이 되시는 부모를 무시하는 것은 부모를 있게 해 주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땅의 부모도 못 섬기면서 하늘의 부모를 섬김다는 것은 가증한 행위가 됩니다.

     

    두 번째로 부모님은 우리의 공경의 대상이지, 판단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아직 자립적으로 생존 능력이 없었을 때에 우리를 먹여주시고, 입혀주시고, 보살펴주신 분이 부모님입니다. 그런데 자녀들은 자라면서 부모보다 더 배우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서 부모의 부족함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고, 부모님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은 내가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어도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높여드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부모님이 싱겁다면 싱거운 것이고, 부모님이 배고프다면 배고픈 것입니다.

     

    세 번째로 부모님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는 부모님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선악의 기준을 부모로부터 배웁니다. 심지어 행동 하나하나도 부모를 닮는 경우를 봅니다. 밥 먹는 습관, 정리정돈 하는 습관, 말하는 습관까지도 자식은 부모를 닮게 됩니다. 부모의 가치 기준이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성품과 삶의 기질은 고스란히 부모로부터 유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내가 비판하는 부모의 모습은 이미 내 안에도 있습니다. 나의 모습을 만들어준 분이 부모님이기 때문에 우리는 육신의 부모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5. 자녀들아, 부모를 공경하라.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공경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공경하라”(kabad)는 말의 어원은 “무게를 두다, 무겁게 여기다”라는 뜻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즉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은 “부모의 가치를 중요하게,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말로만 “예”하고, 속으로는 마지못해 따르는 것은 공경이 아닙니다. 공경은 마음으로 경외하고, 행동으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마땅한 바(엡 6:1)라고 성경은 말씀하는데, 공경하는 그 마음을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나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다면 쉽게 이해되리라 봅니다. 곧 순종한다, 사랑한다, 친구가 된다는 의미인데, 어려서부터 10대까지는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공경하는 것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이 시기 부모는 하나님이 주신 말씀의 권위로 자녀들을 양육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때 자녀들을 말씀으로 안 가르치면 커서는 탈선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라”(잠 23:22)고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다 큰 다음 이 말씀을 가르친들 듣겠습니까? 신앙의 부모는 자녀를 육적으로 낳을 뿐만 아니라 말씀으로도 낳아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이 시기 부모님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시기 말씀으로 낳은 자녀는 커서도 부모를 공경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20대 이후 청년의 시기에서는 공경이라는 의미를 사랑한다는 의미로 보면 됩니다. 어렸을 때는 말씀으로 양육하면서 때로는 매를 들 때도 있지만 청년기가 되면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며 양육해야합니다. 청년기에 무조건 순종하라고 해서는 잘 듣지 않습니다. 에베소서 6장 4절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청년기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를 사랑으로 양육해야 하고, 부모에게 사랑받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청년기 자녀는 부모를 사랑함으로 공경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녀가 성년이 되고 결혼해서 부모가 되면 늙은 부모와 함께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것이 자녀에게 존경받는 부모의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한 가족이 되어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말씀으로 양육하고, 청년기에는 사랑을 보여줄 때 가능한 것입니다. 늙은 부모와 결혼한 자녀의 아름다운 모습은 친구로 지내는 것입니다. 그러한 관계가 되지 못한다면 무언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자녀간의 왜곡된 관계가 있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노부모님과 친구가 되어드리는 것, 이것이 결혼한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법입니다.

     

    순종하십시오, 사랑하십시오, 친구가 되십시오. 그러면 복 받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면 복주시고, 상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인간이 자기 부모를 공경하는 일이 마땅한 일인데, 이것을 잘 했다고 상 준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그만큼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어렵다는 일도 될 것입니다. 고집만 남으신 부모님을 마음과 행동으로 공경하실 수 있습니까? 남은 재산 없는 부모님을 전심으로 공경할 수 있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궁극적인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임을 기억하시며, 부모님을 공경하는 자녀들이 되기 바랍니다. 또한 부모의 역할은 어려서부터 자녀들에게 하늘의 복을 받는 비결을 가르쳐주는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신앙의 부모가 할 일은 자녀들에게 하늘의 복 받는 삶을 가르쳐주는 일입니다. 땅의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이 하늘 아버지를 섬긴다는 진리를 자자손손 신앙의 유산으로 물려주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동산교회 이관수 목사(200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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