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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육, 번성, 충만의 복을 누리는 사람이 되자.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2. 9. 11. 02:25

     

    성령강림절 후 열다섯째 주일[20120909]

     

    생육, 번성, 충만의 복을 누리는 사람이 되자.(창 9:1~7)

     

     

    노아의 식구들이 방주 안에 머물렀던 기간을 계산해 보면 378일이나 됩니다. 구원의 과정에는 이렇게 참고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홍수가 그치고 땅에 물이 마르자 드디어 노아는 방주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창 8:16)

     

    방주에서 나온 노아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하나님께 예배드린 일입니다.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창 8:20) 예배란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합당한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시 96:8)

     

    제물 바쳤다고 다 제사가 아니고, 교회에 왔다고 다 예배드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는 받으셨지만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가 있고 받지 않으시는 예배가 있습니다.

     

    방주에서 나온 노아는 모든 정결한 짐승들과 새들로 하나님께 번제를 올립니다. 하나님은 이 제사를 받으셨을 뿐만 아니라 노아와 노아의 식구들에게 복을 내리십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하셨습니다.(창 9:1) 본문에서 이 말씀이 두 번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반복되는 구절이 메시지의 강조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본문은 창세기 1장 28절 이하의 창조 여섯째 날을 설명하는 부분과 구조적으로 같습니다.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으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복을 주십니다. 그 복이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입니다.(창 1:28)

     

    두 본문의 내용 상 차이점으로 먹을거리의 변화가 보입니다. 홍수 전에는 하나님이 사람에게 채소와 열매를 먹을거리로 주셨는데 홍수 후에는 육식도 허락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육식을 허락하셨지만 고기라 할지라도 피를 먹지 말라고 명령하심으로 피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고자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동물의 피를 먹지 말라고 하시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피를 흘리지 말라고 하시는 명령의 도입 절에 해당합니다.

     

    성경은 언제나 하나님이 주인공이시고 그 대상은 인간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인간은 반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 본문에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계시는 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되고 살아 역사하게 됩니다.

     

    처음 사람 아담은 하나님께 불순종하여 에덴 동산에서 쫓겨났고 가인은 동생을 시기하여 살인을 저지르고야 말았습니다. 하나님은 가인의 후손들 역시 생각하고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을 보셨던 것입니다.(창 8:21) 이제 하나님은 노아와 함께 인간의 역사를 새롭게 시작하시면서 아담에게 주셨던 복을 동일하게 내려주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노아에게는 처음 사람에게 베푸신 복과 동일한 복을 주시면서도 여기에 한 가지 명령을 추가하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창 9:6)

     

    그렇다면 본문은 하나님이 노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복을 주셨다는 것을 반복하면서 그 복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 바로 '사람의 피를 흘리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미리 아시고 사람끼리는 서로 피를 흘리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의 마땅한 도리라고 일깨워주고 계십니다.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행위는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악행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습니다.(롬 11:36) 누가 누구를 해할 권리는 사람에게 주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께 죄를 짓는 행위입니다.

     

    이런 의미로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한다'는 말의 폭넓은 뜻은 '영적인 삶'과 반대되는 '육적인 삶'을 말하고 '인류를 위한 삶'과 반대되는 '나 중심의 삶'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육에 속한 삶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것은 ‘음란과 부정(不淨)과 사욕(邪慾)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고(골 3:5),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골 3:8~9)

     

    반면 영에 속한 삶은 기도하고 찬송하는 것(고전 14:15) 곧 하나님을 찾고(골 3:1) 알아가는 삶입니다.(골 1:10) 하나님은 ‘사람의 피를 흘리지 말라’고 명령하면서 짐승과 달리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음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인간은 육적 존재가 아니라 '영적 존재'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 하시는 하나님의 복은 인간이 영적인 존재로서 살 때 누릴 수 있는 하나님 창조의 원리입니다. 그러면 오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계시는 지는 분명해 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피를 흘리지 말라’는 말씀은 ‘선을 행하라’는 말씀입니다.(요삼 1:11)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요일 4:11) ‘사람을 살려라’는 말씀입니다.(눅 10:37) 이런 사람은 복음의 영적 자녀들을 낳게 되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의 충만해지는 복을 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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