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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님도 감동하시는 큰 믿음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3. 2. 17. 16:15

    사순절 첫째 주일[20130217]

     

    예수님도 감동하시는 큰 믿음(눅 7:1~10)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방문하셨을 때 그 자리에 없었던 도마는 다른 제자들이 ‘우리가 주님을 보았다’고 하는 말을 믿지 못했습니다. 도마는 ‘내 눈으로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고, 내 손을 그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요 20:25)

     

    여드레가 지나 주님이 다시 찾아오셔서 도마에게 이르시기를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서 내 손을 만져 보고,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요 20:29)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도마와 같은 믿음을 가졌습니다. 무엇인가 가시적인 증거를 가져야 믿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 결론은 예수님께서 이방인인 로마 군대의 백부장을 보시고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하시며 칭찬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순절기를 시작하며 첫 번째 주일을 맞았습니다.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는 사십 일간의 영적 여정을 떠나며 주님을 바라보는 나의 믿음은 과연 어떠한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예수님이 지금 계신 곳은 가버나움입니다. 가버나움은 갈릴리 호수 북쪽의 큰 도시로 로마의 군대와 세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상업적으로 발전한 도시였는데 무엇보다 예수님이 사역의 중심지로 삼고 있었던 지역입니다.

     

    예수님이 ‘이스라엘 중에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했다’고 하신 말씀 속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 없음을 상대적으로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이 나타납니다.

     

    마태복음 15장에 보면 예수님이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들어가셨을 때 한 이방 여인이 소리 지르며 나아와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하게 귀신 들렸나이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반응은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 하였다’고 하시며 ‘자녀의 떡을 개들에게 던지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방인으로 자존심 상하는 말까지 들었지만 이 여인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부스러기 은혜라도 달라’고 하면서 자기 딸 구해주기를 간청합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예수님이 ‘내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만 왔다’고 하신 말씀은 예수님의 본심이 아니고 이 여인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한 대답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늘 본문의 사건도 이방인 백부장의 큰 믿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귀신 들린 것에서 해방되고, 병이 나은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믿음의 결과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구원 얻는 믿음이 나에게 있느냐 없느냐하는 것입니다. 내 믿음이 천국 가기 합당한 믿음인지 지옥에 떨어질 죽은 믿음인지 만큼 중차대한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러면 예수님을 감동시킨 이 백부장의 믿음은 과연 어떤 믿음이었는지 함께 생각해 봅니다.

     

    백부장의 믿음은 예수님이 자신을 '죄에서 구원할 수 있는 분'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는 비록 소문으로만 들었음에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며 '구원자' 되심을 믿었습니다.

     

    6절에 보면 ‘백부장이 벗들을 보내어 이르되 주여 수고하지 마옵소서.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자신의 집에 모셔드릴 만한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는 표현입니다. 단순히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고자 하여 겸손하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이 단순히 병을 고쳐주시는 분이 아닌 자신을 '죄의 문제에서 구원해 줄 주님'으로 믿었던 것입니다.

     

    사도행전 10장에 보면 가이샤랴에 있는 로마 군대 백부장 고넬료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 또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자’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경건하다'는 말은 이방인이지만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는 뜻입니다.

     

    본문의 백부장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자였습니다. 그는 유대인 위에 군림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가버나움의 유대인 원로들을 존중하고 있었다고 본문은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고 회당까지 지어주었습니다.

     

    자신이 아끼는 종이 위독한 병으로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는 유대인 장로들에게 이 일을 부탁하였고 그런 가운데 유대인 장로들은 예수님께 이 백부장의 경건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가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또한 우리를 위하여 회당을 지었나이다.’(눅 7:4)

     

    예수님은 백부장의 착한 업적만 본 것이 아닙니다. 좋은 일 이전의 그의 믿음을 본 것입니다. 자신을 죄인으로 고백하는 믿음이 있었기에 여기서 사랑이 나오고 선행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죄인임을 고백하는 이 믿음을 칭찬하신 것입니다.

     

    다음으로 백부장이 가진 믿음은 예수님을 '전능자'로 고백한 믿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만 하셔도 그 '말씀만으로 능히 고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라고 그는 믿었습니다.

     

    7절을 보면 백부장은 ‘내가 주께 나아가기도 감당하지 못할 줄을 알았나이다. 말씀만 하사 내 하인을 낫게 하소서’라는 말을 전합니다. 소문으로만 접한 예수님이지만 그 분이 전능자임을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나도 남의 수하에 든 사람이요 내 아래에도 병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라고 말합니다. 백부장의 이 말은 이 세상에도 지위 고하가 있는데 예수님은 가장 높으신 분이라는 고백입니다.

     

    백부장이 전하는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은 감동하시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특이한 상황은 백부장이나 그 종이나 예수님을 직접 만나지 않았지만 그 믿음이 응답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누가복음 8장에 보면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고생하던 여자가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대어 병 고침을 받은 사건이 나옵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을 직접 만나겠다는 믿음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렇다고 이 여인의 믿음이 상대적으로 백부장의 믿음 보다 적은 것은 아닙니다. 둘 다 큰 믿음입니다.

     

    예수님이 인정하시는 믿음은 자신의 몸에 ‘손을 대었냐 안 대었냐’가 아닙니다. 그가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냐’도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5장 6절에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으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라고 했습니다.

     

    전능하신 구원자는 우리의 상황을 다 아십니다. 우리가 어떠한 형편에서 신앙생활하는 지, 어떤 생각으로 신앙생활하는 지를 잘 알고 계십니다. 믿음이란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예수를 인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신을 찾아보는 그런 마음이 아닙니다.

     

    이런 믿음으로는 구원 얻을 수 없습니다. 야고보서 2장에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하였습니다.(약 2:14) 믿음이란 생활비 전부인 두 렙돈을 헌금한 과부에게서 보는 것처럼 자신의 전부를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 받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때문만도 아니고 우리의 믿음 때문만도 아닙니다. 우리의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 응답하는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입니다.(엡 2:8) 은혜를 깨달은 믿음은 사랑의 열매가 나타나는 믿음이고,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믿음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예수님께서 우리를 죄 가운데서 건지시는 '구원자' 되시고, 말씀만으로도 능히 고치시는 '전능자' 되신다는 진리를 믿기 원합니다. 이런 믿음이면 충분히 예수님도 인정하시고, 칭찬하실 믿음이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예수님도 감동하실 만한 그런 큰 믿음의 소유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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