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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님을 본받으면 짐이 가벼워집니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5. 9. 20. 11:00

    창조절 셋째 주일(2015년 9월 20일)

    마태복음 11장 28-30절

     

    주님을 본받으면 짐이 가벼워집니다.

     

     

    가. 누구에게나 무거운 짐은 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28절).

     

    모든 인생은 수고하기 위하여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수고의 짐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눅19:13). 본문은 예수님께서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인생들을 위로 하시며 짐을 쉽고 가볍게 지고 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모든 자들아”라고 부르십니다. 여기서 ‘수고하다’와 ‘무거운 짐을 지다’는 각각 ‘분사능동형’과 ‘분사수동형’으로 쓰였습니다. 이는 무거운 짐을 때로는 내가 원해서, 때로는 원치 않아도 해야만 해서 지고 가는 우리 인생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모든 인생이 나름의 짐을 지고 가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다 버거운 짐입니다. 부모에겐 자녀 양육이 짐이고, 학생은 공부가 짐입니다.

     

    예수님은 이모저모로 고생하며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게로 나아오라”고 명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응답하기를 바라는 진지한 부르심입니다. 본문에서 ‘오라’(듀테)는 ‘따르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모든 이들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간절히 부르고 계십니다.

     

    나. 짐을 가볍게 지고 가는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28절).

     

    예수님은 “나를 따라오라”고 초청하시면서 그리하면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믿으면 너희 짐을 다 벗겨주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본문을 읽으며 예수님을 믿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예수님은 짐의 무게를 줄여주는 마술사도 아니고, 우리가 짐을 맡기기만 하면 대신 다 지고 가는 짐꾼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내게 오면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하신 말씀에는 내가 대신 물고기를 잡아주겠노라가 아니라 너희에게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 하신 뜻이 숨어 있습니다.

     

    안셀름 그륀은 사람들이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배우고 음악을 들으며 천재 교육을 받았을지언정, 정작 가장 중요한 과목인 삶의 기술은 배우지 못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지고 가야 할 인생의 짐을 가볍게 질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정한 안식과 회복을 얻게 하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다. 예수님에게 배우면 짐이 가벼워집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29-30절).

     

    본문에서 예수님은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의 짐들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십니다. 그것은 감당해야 할 일이고 반드시 지고 가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투덜대거나 포기하는 일은 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문제는 짐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짐을 바라보는 내 가치관, 내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멍에’(주고스)는 ‘둘이 하나로 연합하다’에서 온 말입니다. 이어서 하시는 말씀이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님의 성품을 본받아 살아갈 때 내 짐은 더 이상 나를 억압하고 짓누르는 고통거리가 아니라 내가 감당하기에 충분한 일이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짐이 무거운 지 가벼운 지는 짐의 무게에 달린 것이 아니라 짐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린 것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내게 배우라” 하시며 그것이 성품의 변화에서 가능하다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인격을 본받고 가르침을 실천하면 인생의 짐들을 소중한 달란트로 받아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마25:14).

     

    라.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가치 있습니다.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29-30절).

     

    일반적으로 “나의 멍에를 메라”고 할 때 이 멍에를 율법의 의무가 아니라 사랑의 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또한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본문은 단지 사랑의 법으로 살라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사랑의 기질 없이 사랑이 실천되지 않는 이치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지신 십자가의 멍에는 결코 쉽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온유와 겸손으로 그 무거운 짐을 능히 감당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삶을 본받고 따를 때 그 동안 힘들었고 피하고만 싶었던 인생의 짐들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내 멍에는 쉽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쉽다’(크레스토스)는 ‘유익한, 가치있는’이라는 뜻입니다. 주님과 연합하여 기쁨으로 짐을 지고 가는 인생은 분명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치관으로 살면 인생의 짐은 더 이상 가시나 혹이 아닙니다. 우리가 충분히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선물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회개할 때에 죄의 짐을 벗겨주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짐의 무게는 다른 차원입니다. 예수님은 일상의 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셨습니다.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는 몫이라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삶의 양식을 배우고 따라가다 보면 짐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고 고백하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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