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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의 불을 붙여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7. 2. 12. 11:00

    주현 후 6주(2017년 2월 12일)

    누가복음 12장 49-53절

     

    의의 불을 붙여라.

     

     

    가. 주님은 불을 던지러 오셨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붙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오르고 있다면 내가 무엇을 바라겠는가?”}(49절).

     

    본문은 예수님의 복음이 세상에 들어가면서 세상 가치관과 피할 수 없는 충돌이 있을 것을 예고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을 불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불’(πυρ)은 예수님께서 전파하시는 복음의 사역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의 복음에는 양면성이 나타납니다. 하나는 귀신을 쫓아내고 병을 고친 해방(치유)의 복음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유대인들의 잘못된 통념과 사상을 바로잡은 의(δικαιος)의 복음이었습니다. 누가는 복음서를 기록하면서 하나님 나라 복음의 양대 성격을 짜임새 있게 강조하였습니다.

     

    특별히 본문에서는 의의 복음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던지시는 의의 복음은 하나님의 정의(공평)와 공의(정직)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 뿐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복음을 전하셨고, 정직한 세리의 기도에 관심하셨고, 가난한 자와 낮은 자를 높이는 가치관의 전환을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전파하신 하나님 나라의 핵심 가치인 의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나. 사람들은 의의 불을 피하려 한다.

    {“그러나 나는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그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50절).

     

    예수님은 “내가 이 세상에 불을 던지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불이 이미 타오르고 있다면 내가 무엇을 바라겠는가?”라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49절). 그만큼 사람들의 거부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전파하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세상이 듣기 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이 필요한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위로를 하셨지만 “화 있을진저 지금 배부른 자여 너희는 주리리로다”라고 회개를 촉구하기도 하셨습니다(눅6장).

     

    예수님께서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를 하셨을 때 부자들은 듣고 깨달음을 얻길 원하셨습니다(눅16장).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말씀을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정작 사람들은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속의 은혜는 기뻐하지만 회개의 경고는 나와 상관없다는 심리가 있습니다.

     

    구원의 길은 바른 길입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악한 생각과 비뚤어진 성향으로는 구원의 길로 발걸음을 옮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의의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좀처럼 잘못된 생각과 언행을 바꾸려 하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도 주님은 답답해하십니다.

     

    다. 의의 불이 붙어야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붙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오르고 있다면 내가 무엇을 바라겠는가?”}(49절).

     

    예수님은 의의 복음을 전하는데 사람들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하늘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십자가의 길을 가는데 아직까지 세상은 의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셨습니다(50절).

     

    예수님께서 “이미 이 불이 타오르고 있다면 내가 무엇을 바라겠는가?”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의 정신으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는 간절함이 배어있는 말씀입니다.

     

    본문에서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불이 붙다’(αναπτω)는 수동태로 쓰였는데 이는 의의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운동이 강력하게 이루어지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

     

    바울이 “하나님의 나라는 성령 안에서 진행되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다”라고 하였습니다(롬14:17). 참 중요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대속의 복음만 받아들인다고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막1:15 참조). 성령은 매개체이고 하나님의 의가 이루어져야 하나님 나라가 왕성하게 실현되어 나갑니다.

     

    라. 하나님 나라가 임할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

    {“너희는 내가 이 세상에 평화를 주려고 온 줄로 생각하는가? 아니다. 나는 도리어 분쟁이라고 말하겠노라”}(51절).

     

    본문에서 예수님은 “내가 이 세상에 평화를 주려고 온 줄로 생각하느냐?”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의를 강조하기 위한 반어법입니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진정한 ‘평화’(ειρηνη)를 주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분쟁이라고 하시면서 집안 식구끼리의 갈등을 언급하셨습니다(52-53절). 이는 하나님 나라의 의와 세속 가치관이 충돌하는 모습입니다. 때로는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겉으로 다섯이 싸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가거나 거짓으로 평화를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렘9장 참조).

     

    우리 주님이 선포하신 복음은 잘못된 사상을 불태우고, 악한 방식을 뒤집어 놓는 혁명적인 길입니다. 그래서 불의와 타협하거나 억지로 웃게 만드는 사람들은 이 복음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의 바탕 위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그 길이 진정한 구원의 길입니다. 이렇게 우리 안에 하나님 나라가 실현되면 하늘의 평화가 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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