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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의 분복을 온전히 누리자.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2. 1. 22. 02:22


    주현절 후 셋째 주일[20120122]

    인생의 분복을 온전히 누리자.(전 5:18-20)


    주현절 후 셋째 주일이 밝았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과 기쁨이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우리 모두에게 함께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지난 월요일 아침에 한정선 교수님의 모친 정옥희 권사님께서 87세로 소천하셨습니다. 우리교회도 2주전부터 정 권사님과 가족들의 평안을 위해 기도하였는데, 화요일 장례식장에서 한 교수님을 뵈었을 때에 저에게 함께 기도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영정 앞에는 정 권사님이 생전에 쓰시던 성경책이 유품으로 놓였는데, 수백 독을 하신 성경책이라고 한 교수님이 말씀해 주시며 보여주셨습니다. 정 권사님은 다니시던 교회에서 한 해 160명 이상을 전도하여 전도상을 받은 적이 있고, 75세 때에는 성경암송 은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습니다.

    유족들의 모습이 모두 평안하였습니다. 죽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근본으로 되돌아간다는 우주의 원리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되새기게 해 줄 때 한 사람의 죽음은 유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놓고 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로마서 11장 36절의 말씀을 기억해봅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인생을 사는 지혜’라는 화두로써 성경 가운데 잠언과 욥기 그리고 전도서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교훈이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잠언은 젊은이들에게 주는 지혜의 말씀입니다. 하나님 경외의 삶이 곧 인생의 지혜로 이 원리대로 사는 법도를 강조합니다. 반면 욥기는 장년기에게 주는 인생의 지혜로 우리의 삶이 원리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에 대해 욥기는 원리대로 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인내하며 견디는 삶을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습니다.

    잠언은 인생에는 원리가 있으니 그 원리대로 살아야 된다고 하고, 욥기는 인생이 원리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니, 그러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전도서가 그 해답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전도서는 우리에게 노년기 인생의 지혜를 교훈합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도서의 시작하는 구절을 한번 보겠습니다. 전도서 1장 1절 이하입니다.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전 1:1-3)

    지금 이 말씀을 기록한 사람은 솔로몬 왕입니다. 솔로몬 때의 영토는 아버지 다윗 왕 때보다도 컸습니다. 그는 누릴 수 있는 모든 부귀영화를 다 누려보았습니다. 그런 그가 인생 말년에 하는 고백이 인생을 살아보니 다 헛되다는 것입니다. 1장 2절에서 헛되다는 말을 다섯 번이나 반복할 정도로 인생의 결국이 허무라고 되뇝니다.

    그런데 우리가 전도서의 처음만 보고 전도서가 인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것은 사실 전도서의 역설입니다. 전도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생이 결국 헛되기 때문에 세상 것들에 욕심 부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서의 마지막에 가면 젊은 날에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생을 허랑방탕 자기 마음대로 살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전해줍니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전 11:9)

    전도자는 젊은 시절에 젊은이의 패기로 자신의 꿈을 이루라고 권면합니다. 다만 “청년의 때에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전 12:1), 세상 정욕에 빠지는 일(요일 2:16)에 경계하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이루어 나가라는 것입니다.(엡 5:17)

    성경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의 반대를 땅에 속한 썩을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숭배니라.”(골 3:5)

    그래서 전도서의 결말은 전도서 12장 13절에서 너희가 모든 것이 헛되다고 하는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다.” 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전도서 5장의 오늘의 본문을 상고하면서,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8절입니다. “사람이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바 그 일평생에 먹고 마시며 해 아래에서 하는 모든 수고 중에서 낙을 보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움을 내가 보았나니 그것이 그의 몫이로다.”

    전도자는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인생의 몫을 주셨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여기서 ‘낙을 보는 것’을 개역한글성경에서는 ‘낙을 누리는 것’이라고 표현했고, ‘그의 몫’을 ‘그의 분복(分福)’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런 표현들이 좀 더 쉽게 의미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각자에게 준 분복을 ‘누린다’라는 것에 있습니다.

    ‘누린다’라는 말은 성실과 정직한 삶으로 말미암아 얻는 마음의 평안과 기쁨입니다.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그 안에 성실과 정직이 없다면 그는 재물이 쌓일수록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물로 인해 근심과 불행이 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본문 앞에 그런 말씀들이 있습니다. 5장 13절에 “내가 해 아래에서 큰 폐단 되는 일이 있는 것을 보았나니, 곧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소유하는 것이라.” 그리고 계속해서 17절에서 “일평생을 어두운 데에서 먹으며 많은 근심과 질병과 분노가 그에게 있느니라.”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분복을 누리지 못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누가복음 12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어리석은 한 부자의 비유를 하십니다. 이 부자는 밭의 소출이 너무 많아 이것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자기만의 미래의 안녕을 위해서 더 큰 창고를 지을 계획을 세웁니다. 그날 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말씀하십니다.

    이 비유의 결론은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지 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한 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하면 탐심은 분복도 누리지 못하게 하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한 자가 되는 기회도 놓치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한 자가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분명해 집니다. 나에게 준 복을 다시 나누는 것입니다.

    전도서에서 계속 반복되는 말씀이 “해 아래에서”입니다. 전도서는 역설의 책입니다. 즉 우리 인생이 해 아래 있는 허무이고, 유한한 인생이기 때문에 '해 위에 있는 삶'을 생각하며 살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전도자가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말씀이 전하는 본래의 의미인 것입니다.(전 12:1) 계속해서 전도서 12장 7절에서 반복하여 강조합니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

    땅에 살지만 하늘을 보는 인생이 행복한 인생입니다.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골 3:1)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 3:2) 그리스도의 영으로 거듭났으면 하늘의 속한 삶을 살라는 뜻입니다.

    본문 19절에서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그에게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제 몫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하였습니다. 우리 인생이 근본 하나님으로부터 왔기 때문에 하나님이 맡기신 분복이 있고 이것을 잘 맡아 사용하길 하나님은 원하십니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예수님은 달란트 비유를 하십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15절을 잘 이해하는 데에서 풀립니다. “각각 그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

    여기서 주인이 종들에게 달란트를 나누어 준 기준이 무엇입니까? “각각 그 재능대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생을 고유하게 창조하셨고, 각각 그 재능에 따라 몫을 달리주신 것입니다. 본문과 관련하여 너무나 중요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누구를 더 사랑해서 더 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재능에 따라서 달란트를 맡긴 것입니다.

    그런데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의 죄는 무엇입니까? 자신이 받은 달란트를 사용하지도 않고 땅속에 묻어버린 죄입니다. 주인은 이 종에게 “악하고 게으른 종아”라고 꾸중했습니다.(마 25:26) 결국 주인에게 무익하다는 평가를 받은 종은 지옥에 던져지고 맙니다.(마 25:30)

    이 세상에는 한 달란트 받은 종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보니 불공평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나보다 가진 것이 많고 형편이 낫다고 비교하며 삽니다. 그래서 출발 자체가 불공평하니 내 미래도 두렵다는 것입니다. ‘기분 나빠서 일 안하겠다. 기분 나빠서 공부 안하겠다.’ 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 달란트 받은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사람입니다. 결국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은 두려움으로 자신의 모든 자신감조차 상실해 버리고 맙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써보지도 못하고 땅에 묻어버린 채 나중에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예수님이 비유로 가르쳐주신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와 한 달란트 받은 사람 이야기는 오늘 전도서 본문을 이해하는 열쇠와 같은 말씀입니다. 어리석은 부자는 자신에게 불어난 재산이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이 잘해서 얻은 축복이라고 착각하였습니다.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는 하나님의 마음을 몰랐습니다.(눅 12:48) 이 사람은 결국 탐심의 죄로 하나님을 떠나고 재물로 근심하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한편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여한 고유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자기마음대로 왜곡하여 생각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에 응답하지 못하며 게으르게도 자신에게 주어진 한 인생을 무익하게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본문의 전도서 기자는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인생들에게 “정해진 몫을 받게 하시며, 수고함으로써 즐거워하게” 하셨다.(새번역) 이것이 하나님의 선물입니다.(전 5:19)

    하나님이 주신 분복을 누리는 인생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그렇지 못한 무익한 인생이 되겠습니까? 창세기 4장과 5장은 가인의 자손과 셋의 자손이 대조되어 나옵니다. 하나님을 떠난 가인의 자손은 자기 이름으로 성을 쌓고, 자기 힘을 믿고 살았습니다. 성경은 그들이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었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반면 창세기 5장의 셋의 자손의 족보를 보면 몇 살에 누구를 낳고 몇 년을 살다가 죽었다는 말이 반복됩니다. 개역한글성경은 보면 그 대조가 더욱 뚜렷이 나타납니다. “아담이 셋을 낳은 후 팔백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가 구백삼십 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셋은 ... 구백십이 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 에녹은 ... 삼백육십오 세를 향수하였더라. 므두셀라는 ... 구백육십구 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 라멕은 백팔십이 세에 노아를 낳고 ... 칠백칠십칠 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창 5:4-31)

    이것이 축복 받은 인생과 하나님을 떠난 인생의 차이를 족보 형식으로 기록한 성경의 언어입니다. ‘향수(享壽)하고 죽었더라’ 곧 하나님이 주신 생을 다 누리고 죽는 것이 복된 인생입니다.

    죽음을 고뇌한다고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 20절이 그런 말씀입니다. 오히려 삶은 고뇌라기보다는 주어진 것을 기쁘게 즐기는 것입니다. 남의 것과 우열을 비교하기보다, 그 때 그 때 주님이 주신 기쁨을 찾아 즐기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오늘일은 오늘로 족하니, 내일을 염려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전도서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해석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마 6:34)

    저는 여러분이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의 분복을 온전히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내게 어떠한 몫이 주어지고, 내게 어떠한 시험이 오고, 내게 어떠한 환경이 둘러선다 하더라도 하나님만을 경외하길 원합니다. “덧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도 말고”(딤전 6:17) 하나님이 나에게 맡겨준 소명을 작은 일상 속에서 "성실과 정직으로"(잠 11:3) 응답해 나가길 바랍니다. 주어진 분복에 감사하고, 내 땀으로 하루하루를 살 때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을 누리는 즐거운 인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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