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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비로운 사람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08. 10. 30. 22:26

    성령강림절 후 스물넷째 주일[20081026]

     

    자비로운 사람(마 5:7)

     

    “긍휼이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새번역에는 “자비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비롭게 대하실 것이다”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긍휼이라고 번역된 엘레오스는 “동정하다. 불쌍히 여기다. 인자하다. 사랑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히브리어에서 자비에 해당하는 단어로 라카밈, 레헴이 쓰이는데, 이는 어머니의 자궁을 뜻하는 말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어머니처럼 대한다는 의미입니다. 자비란 상처받은 아이를 어머니가 자신의 품 속으로 안아주며 달래주고 치유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누가복음 15장에 자기 분깃을 챙겨 먼 나라로 떠난 둘째 아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아들은 허랑방탕하여 자기 재산을 탕진하고 거지 신세가 되었습니다. 돼지우리 속에 들어가서야 이 아들은 회개하며 아버지께로 돌아가기를 결심합니다. 이 아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20절을 보니까, 아버지가 먼저 아들을 보고 달려가 안아주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그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여기서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측은히 여겨”(filled with compassion)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자비, 긍휼은 자녀를 불쌍히 여기는 아비의 마음입니다. “compassion”은 공감해주는 마음입니다. 다른 사람은 다 몰라줘도 부모는 자식 마음 이해하듯이 뭐든지 받아들이고, 알면서도 모른체 해주는 것입니다.

     

    탕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측은히 여기는 아비의 마음, 이것은 누구를 표현한 것입니까? 바로 하나님 아버지가 그런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을 통해 우리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롬 5:8에 보니까,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은 우리가 의롭게 살아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죄인의 후손이요, 여전히 죄인이지만 우리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받을만한 이유라고는 조금도 없지만 무한하신 하나님이, 인자하신 하나님이 그냥 품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일찍이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하였습니다.

     

    시편 36편에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하늘에 있고 주의 진실하심이 공중에 사무쳤으며, 주의 의는 하나님의 산들과 같고 주의 심판은 큰 바다와 같으니이다. 여호와여 주는 사람과 짐승을 구하여 주시나이다.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하심이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 진실로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를 아는 자들에게 주의 인자하심을 계속 베푸시며 마음이 정직한 자에게 주의 공의를 베푸소서.”

     

    우리 인간에겐 본래 인자함이란 없습니다. 감정만 남아서 원수맺기 잘하며, 미움, 시기, 질투, 원망, 불평만 가득합니다. 우리는 말 안듣는 자식보고, “떠나버린 자식새끼, 다 소용없어”하면서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그건 인간의 본성이고, 인자하신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인간의 마음”(렘 17:9)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원래 인간에게는 자비가 없습니다. 긍휼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습니다. 무자비하고, 냉정하고, 잔혹한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자비와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회복시켜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날마다 하나님 아버지를 부르시기 바랍니다. 매순간 하늘 아버지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품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만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벧전 2:10,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되면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닮게 됩니다.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골 3:12에는,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으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이 땅에서 자녀다운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나와 다시 만나 나에게 도움을 주게 될 지 모르는 법입니다. 긍휼 없는 자에게는 긍휼 없는 심판만이 기다릴 뿐(약 2:13)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비하심으로 대하고, 악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마태복음 5:39에,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악에 맞서지 말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속일라고 치면 안속을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악한 사람은 악행을 각오하고 뛰어듭니다. 괜히 그런 사람과 맞서서 이길 생각을 말라고 성경은 가르칩니다.

     

    하나님이 심판하십니다.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히 10:30)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에서 빠져나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인생 결말에 하나님의 그물에 다 걸리게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입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긍휼을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라.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자비의 실천입니다.

     

    성경은 자비의 실천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 배고픈 자를 먹이고, 병든 자, 가난한 자를 돕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삶이 자비의 실천입니다.

     

    자비는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5:31 이하에, 심판날 양과 염소로 나뉠 때, “내가 배고플 때 네가 먹을 것을 주었다” 하였습니다. 한 사람에게 한 것이 주님께 한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세상에서 교회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세상 방식의 상거래가 아닌, 세상에서 손익을 따지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아픈 사람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돈을 목적으로 사람을 치료하면 상거래가 됩니다. 우리는 세상의 방식이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사람을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그랬습니다. 이 세상에는 육체적, 정신적, 영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배고프거나 가난하지도 않고, 신체적 장애가 없다고 해도, 마음이 외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자비의 실천임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약한 자, 소외된 자들을 찾아가셨습니다. 세상이 관심을 버린 자들입니다. 삭개오라는 세관장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눅 19장). 그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선행입니다.

     

    2. 진리를 모르는 자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복음을 모르는 자들에게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 자비의 실천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배고프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은데, 깨달음이 없어 영혼이 캄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두움의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진리를 알게 해주고, 창조주를 알려주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자비 행위입니다.

     

    우리는 복음을 모르는 자들에게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 최고의 선행임을 확신해야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들은 복음이 얼마나 가치있는 보물임을 알아야 합니다. 복음은 싸구려 물건이 아닙니다. 값이 너무 비싸 값없이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여러분, 하나님 없이 사는 백성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길 바랍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자비의 행위입니다. 여러분을 보고 예수 믿고 싶은 마음이 들게, 우리 교회를 보고, “야 정말 교회 다니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도록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이런 자비 행위가 있어야 십자가에서 베푸신 하나님의 큰 사랑이 알려지게 됩니다.

     

    여러분, 우리의 육신의 생이 끝나는 날, 살아계신 하나님의 그물에서 빠져나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하나님의 허락없이, 하나님 몰래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얻길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이 땅에서 남의 허물을 덮어주고, 용서하고, 품어주고, 그들을 선한 길로 인도해 주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긍휼을 베푼 사람만이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얻을 수 있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자비로운 삶을 사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동산교회 이관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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