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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님의 마음으로 용서하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6. 9. 18. 11:00

    창조절 3주(2016년 9월 18일)

    마태복음 18장 23-35절

    주님의 마음으로 용서하라.

     

    가. 우리는 용서받은 죄인이다.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27절).

    본문은 예수님께서 빚을 탕감해 주는 비유를 들어 우리도 용서하며 살 것을 가르쳐주신 말씀입니다. 베드로는 형제가 자신에게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몇 번을 용서해주면 되는 지 예수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21-22절).

    예수님께서 늘 용서하며 살 것을 가르치시며 곧이어 용서할 줄 모르는 어떤 종의 비유를 드셨습니다. 어떤 주인이 일만 달란트 빚진 사람을 보고는 그가 빚을 갚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이내 그와 그의 식구들을 다 노예로 팔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종이 무릎을 꿇고 “형벌을 늦추어 주십시오(μακροθυμεω). 내가 다 갚겠습니다”라고 애원하였습니다.

    예수님 당시 이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내가 다 갚겠다”고 하는 종의 대답을 들으며 코웃음을 지었을 것입니다. 일만 달란트는 상상할 수 없는 수로 그 누구라도 갚을 수 없는 액수를 말한 것입니다. 본문에서 엄청난 빚은 우리의 죄를, 탕감은 용서를 비유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과장해서까지 말씀하신 것은 우리 모두가 용서 받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시기 위함이셨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죄를 용서 받고 자녀가 되었습니다.

    나. 빚진 자 의식을 잃어버리는 것이 문제다.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 한 사람을 만나 붙들어 목을 잡고 이르되 빚을 갚으라 하매”(28절).

    예수님은 갚을 수 없는 빚을 탕감 받은 한 종 이야기를 하시고는 이 종이 자신에게 빚을 진 동료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고 악착같이 빚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예수님은 ‘동료’(συνδουλος)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것을 신앙 공동체가 받아들어야 할 메시지라고 알려주십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은혜로 자녀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우리가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엡2:3-5). 진노의 자녀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큰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문제는 용서할 줄 모르는 종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가 용서 받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신 것은 우리도 서로 용서하며 살라는 뜻입니다. 자신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용서 받았으면서, 다른 사람은 용서하지 않고 산다면 주님으로부터 ‘악한 종’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다. 주님의 마음으로 용서하라.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하고”(33절).

    18장 전체는 공동체 생활을 다루면서 바른 인간관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용서하라는 가르침을 주지만 무조건 죄를 지어도 다 용서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죄를 지은 형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15절 이하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면 본문의 핵심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에게 죄를 범한 형제에 대해 한도를 정하지 말고 용서해주라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용서할 줄 모르는 종의 비유를 설교하셨습니다. 둘 다 용서라는 주제이지만 전자는 용서의 횟수를, 후자는 용서의 방식을 가르치신 말씀입니다.

    용서의 양이 아니라 용서의 질이 관건입니다. 믿는 자는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진정한 용서를 해야합니다. 하나님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자녀로 받아주신 사랑은 조건 없는 완전한 용서였습니다. 우리도 이와 같이 완전한 용서를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려는 마음을 갖지 못한 채 내 죄는 하나님께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용서를 하는 것은 용서 받은 자로서 당연한 일입니다(δει).

    라. 진정으로 용서하는 자를 주님도 받아주신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35절).

    하나님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을 예수님은 삶으로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십자가 앞에서도 자기를 낮추고 낮추셨습니다. 바울은 우리도 끝까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예수님의 마음을 배워야 한다고 하였습니다(빌2:5).

    마음으로 하는 완전한 용서는 내 의지와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의 수단을 활용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고,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를 하며 주님의 마음을 소유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는 기도가 내게 육화되어야 합니다(마6:12).

    주님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18:18). 하나님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대하시는 분입니다. 야고보는 “긍휼은 심판도 이긴다”고 하였습니다(약2:13). 너그럽게 용서하는 자를 하나님도 용서하십니다. 진심으로 용서하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라 불리기에 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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