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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만 섬겨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08. 5. 5. 23:11

    부활절 일곱째주일

    하나님만 섬겨라(출 20:1-3)

     

    1. 십계명을 주신 배경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자손의 탄식 소리로 시작됩니다. 출애굽기 2:23에서 말씀합니다.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 그런데 하나님께서 탄식하며, 부르짖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소리를 들으신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우신 하나님 자신의 언약을 기억하신 까닭이라는 것입니다. 출애굽기 2:24에, “하나님이 그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의 언약을 기억하사”라고 하였습니다.

     

    창세기로 돌아가 보면, 오래 전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나타나시어, 여호와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으셨지만, 하나님의 가나안 땅을 그들에게 주시기로 그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출 6:3-4). 하나님은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십니다(창 35:10). 그리고 그 아들, 요셉은 어린 나이에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 종살이와 감옥살이를 겪다 애굽을 다스리는 총리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70명의 식구가 고센 땅으로 이주하는 것으로 창세기는 마무리 됩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요셉의 시대가 다 지나고, 애굽의 새로운 왕은 강성해지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두려워하여, 비돔과 라암셋이라는 도시 건설에 이스라엘 자손들을 강제로 동원시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힘든 노동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마음에서 하나님도 점점 잃어버리게 됩니다.

     

    비록 그들이 먼저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은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준비된 한 사람, 모세를 사용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에 데려가려 하노라. 이제 가라. 이스라엘 자손의 부르짖음이 내게 달하고 애굽 사람이 그들을 괴롭히는 학대도 내가 보았으니,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 3:7-10)

     

    이것이 장대한 이스라엘 자손의 출애굽 여정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잘 섬겨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언약을 기억하신 것입니다. 결국 출애굽의 목적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다시 언약 맺기 위해서입니다.

     

    2. 이스라엘 공동체와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물론 족장이었지만 하나님은 이 세 사람의 개인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19장을 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 곧 공동체와 언약을 맺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출애굽기 14:4-6을 보면,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하나님은, “너희들이 나와 언약을 맺으면, 내 보배(segullah)가 되고, 제사장 나라가 되고, 구별된(qadosh) 백성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신 후, 이 언약을 유지하는 법인 십계명을 주시는 것입니다. 모세는 중매자로서 하나님이 명령하신 모든 말씀을 백성들 앞에서 진술합니다. 이 때 백성들은 일제히 응답하여 외칩니다.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우리가 다 행하리다.”(출 19:8)

     

    이렇듯 십계명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된 자들에게 주신 언약 공동체의 삶의 규칙입니다. 십계명은 명령입니다. 윤리가 아닙니다.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질 것이 못됩니다. 이 법을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된 표지입니다. 이 법을 어기면 하나님의 자녀됨을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공동체가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하나님은 언약 백성된 우리에게 삶의 기술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3. 언약 관계 유지법인 십계명

    십계명은 하나님이 직접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십계명은 출 20:2에서처럼, 서언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내가 곧 너희의 하나님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이 첫 번째 계명을 주십니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대부분의 영어 성경에는 “You shall have no other gods before me”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before me”는 히브리어로 “paniym”(내 얼굴 앞에)을 번역한 말입니다. 즉 “내 면전에 다른 신들을 놓고 섬기지 말라”는 말입니다. 우주가 하나님의 것인데, 다른 신이 어디 있느냐는 말씀인 것입니다. 출 19:5에서, 하나님은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온 우주가 하나님의 피조 세계인데, 여기에 다른 어떤 것을 놓고, 하나님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하나님 외에 그 어떤 것은 다 피조물일 뿐입니다. 신은 한 분이십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어떤 것을 섬기는 것은 우상 숭배입니다. 하나님만 창조주이시고, 다른 어떤 것들은 다 피조물일 뿐입니다. 하나님만 섬기는 삶, 이것이 언약 백성이 살아가는 법입니다. 여호수아 24:15에,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라는 신앙고백이 저와 여러분에게 있기를 원합니다. 여기서 “섬긴다”는 “abad”는 언약 관계를 맺고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섬기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된 증거입니다.

     

    4. 하나님을 섬기는 삶

    그러면 하나님만 섬기는 삶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두 가지만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하나님만 섬기는 삶이란, 하나님을 제일 사랑하는 것입니다. 피조물인 세상을 사랑하지 말고,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자녀가 부모는 사랑하지 않고 부모로부터 얻은 컴퓨터로 게임에 집착하고, 부모에게 돈만 달라고 한다면 그것은 부모님을 충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소유하려 하지 말고, 세상을 즐기고, 가꾸십시오. 하나님이 주신 세상은 그 어느 누구도 궁극적으로 영원히 소유할 수 없습니다.

     

    세상을 소유하려는 집착이 한국인들에게는 두 가지의 이상한 기부 형태를 낳았습니다. 하나는 돈을 벌어 나누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돈을 벌어 사회로 환원하는 수준이 우리나라는 2퍼센트 안팎이라고 합니다. 돈을 벌고 사업을 확장할 줄은 알지만, 사람을 살리고 부를 나눌 줄은 모르는 마음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상한 기부 형태는 어떤 가난한 할머니가 자신도 안 먹고, 안 쓰고 일평생 모은 돈을 대학에 기부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님이 하신 일이 잘못되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삶조차 포기하고 돈만 일평생 모은 것은 할머니에게 하나님을 섬기는 삶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삶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잘 가꾸고, 영적 성숙과 풍요를 나누어주며, 자신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하나님을 섬기는 삶이란,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법이 살아있는 것을 말합니다. 사무엘상 6장에 보면, “여호와의 궤가 블레셋 사람들의 지방에 있은 지 일곱 달이라”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법이 없었던 7개월은 하나님의 나라도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법이 살아있지 않으면, 하나님을 섬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울릉도에서 목회하시는 임혜절 목사님이 지난 수요일 오셔서 간증해주셨는데, 울릉도에는 도둑이 없다고 했습니다. 울릉도에 도둑이 없다는 것은 울릉도민들의 마음에 이웃의 것을 훔친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 사람들의 마음에는 최소한 물질에 대한 정직의 법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삶이란, 우리 마음에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법이 살아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이 살아서 나를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말씀의 결론을 맺겠습니다. 십계명은 오래 전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낡은 법이 아닙니다. 십계명은 오늘도 하나님의 백성된 자들인 영적 이스라엘에게 주신 생명의 법입니다. 십계명을 지키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 것입니다. 십계명은 무엇을 소유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살 때, 가정 공동체가 세워지고, 교회 공동체의 질서가 유지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십계명을 지키지 않아서 비롯되었을 뿐입니다.

     

    내 안에 하나님의 법이 살아있습니까? 아니면 내 자신의 법이 살아있습니까? 하나님의 법 이외에는 모두 쓰레기입니다. 신앙생활은 아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십계명을 기억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지키라고 주신 것입니다. 십계명은 우리를 행복한 삶으로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법입니다. 그 첫 번째가 하나님만 섬기라는 명령입니다. 그리고 하나님만 섬기는 삶이란, 하나님을 제일 사랑하는 것이고,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법이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만 섬기는 삶을 살기를 축원합니다.

    [동산교회 이관수 목사 200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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