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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써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2. 9. 18. 21:07

     

    성령강림절 후 열여섯째 주일[20120916]

     

    힘써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라.(벧후 1:1~11)

     

     

    부활하신 예수님은 디베랴 호수가에 있던 여덟 명의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은 숯불을 피우고 생선과 떡으로 준비한 아침상에 제자들을 초대하십니다. 모두 식사를 마칠 때 즈음 아직도 탁탁 나무 타는 소리 사이로 예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여러 제자 가운데 베드로에게 물어보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동일한 이 질문을 세 번씩이나 연거푸 하셨습니다. 반복되는 질문 가운데 베드로의 머릿속에 문뜩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예수님이 잡히던 날 숨어서 불을 쬐던 자신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 하셨는데 그 날 밤 베드로는 자신도 모르게 ‘나는 예수를 모른다. 나는 그의 제자가 아니다’라고 말해버립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잠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의 영적 상태와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셨지만 사람을 대하는 근본 마음은 한결 같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차별 없이 사람을 대하셨습니다. 인격적으로 대하셨습니다. 강요하지 않고 기다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마음을 온전히 품으신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와의 대화에서도 ‘내가 잡힐 때 너는 어디로 도망갔느냐? 내가 십자가를 질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라고 묻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도 여전히 인격적으로 베드로를 대하셨음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제자에게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며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대화 속에는 베드로를 비난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은 제자의 사명을 다시 한 번 일깨우시며 그 길을 가라고 거듭 가르치십니다.(요 21장)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한 베드로는 변화되었습니다. 그후로 베드로는 예수님이 예전에 하신 한 말씀 한 말씀이 떠오를 때마다 흥분과 두려움과 함께 깨달은 진리를 전파하고 싶은 마음이 불 타 올라 어찌할 바 몰라 했을 것입니다.

     

    이제 베드로가 깨닫고 선포하는 바 본문의 진리에 귀를 기울이길 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베드로가 쓴 편지의 처음 부분입니다. 먼저 베드로가 보내는 편지의 수신자가 누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절의 서두 인사를 보면 베드로가 이 편지를 누구에게 보내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힘입어 동일하게 보배로운 믿음을 받은 자들’입니다.

     

    베드로가 쓴 편지는 사실 오늘날로 말하면 설교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편지는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는 이 땅의 모든 신자들에게 선포하는 베드로의 설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핵심은 ‘믿음의 길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은 힘써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베드로는 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라는 완전 성화의 메시지를 편지 도입부터 강조하고 있을까요?

     

    방금 살펴본 대로 베드로가 누구에게 자신의 영적 깨달음을 전하고 있는 지가 중요합니다. 베드로후서는 교회 안에 들어와 진짜인 척 하는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 선생들, 경건하지 않은 자들(2장)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고 착각하는 형식적 신자들을 향하여 참된 믿음의 길을 외치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믿는다’ 하면서 삶의 열매는 없는 자들을 ‘맹인’이라고 말합니다. 본문 8절 하반절 이하에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에 게으르지 않고 열매 없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니와 이런 것이 없는 자는 맹인이라.” 여기서 맹인이란 예수님이 가르치신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 없는 자 나아가 주님의 심판을 믿지 않는 영적 맹인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그 징조들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자연적인 재난과 전쟁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 안을 보면 거짓 선지자가 많아지고, 불법이 성행하고, 사랑이 식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 24:11~12)

     

    계속해서 예수님은 노아의 때를 언급하시며 인자가 다시 오는 날이 이와 같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마 24:38~39)

     

    노아의 홍수 사건이 성경에 기록된 근본 목적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마지막 때 노아처럼 하나님의 법을 따르고 의롭게 사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마지막 때를 사람들이 믿지 않고 경건하지 않게 살았다는 점입니다. 즉 대홍수 사건은 우주적 종말과 관련하여 깨달음을 얻으라고 주신 사건입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이 말씀하신 노아 홍수 사건을 본서 2장에서 거듭 언급하면서 의로운 노아는 구원 받았지만, 경건하지 않은 자들은 멸망당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해석합니다. 베드로가 강조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진리의 도를 무시하고 비방한다는 것입니다. ‘주가 강림하신 약속이 어디 있느냐’ 비웃는다는 것입니다.(벧후 3:4)

     

    베드로는 지금 불신자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이 그렇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신자들에게 경건이 없고 열매가 없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하나님이 왜 부르셨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영적 맹인이 되어 믿음의 길의 목표를 보지 못하는데 있다고 본문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본문 3절에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이유는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기 위함’이라고 하십니다. 창세기 12장에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원형의 사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복의 근원으로 부르시고 가나안 땅을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의 길에는 목표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영적 맹인이 되어 '믿는다' 하면서도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만’ 찾고 있습니다.

     

    자기를 죽이는 길이 십자가의 길인데 교회 안에 있는 자 가운데에는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도 누리며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베드로가 말하는 '맹인'의 의미는 야고보서에서 말하는 '죽은 믿음을 가진 자'와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약 2장)

     

    베드로는 이런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심은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강조하면서 완전 성화로 가는 길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계속해서 알아감으로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본문 3절입니다. “그의 신기한 능력으로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이는 ... 우리를 부르신 이를 앎으로 말미암음이라.”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갈 때에만 하나님의 생명을 누리고 거룩한 삶을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알아 갈 때에만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은 영적인 인간과 공유될 수 있는 하나님의 본성을 말합니다. 본문에서는 ‘믿음, 덕, 지식, 절제, 인내, 경건, 형제 우애, 사랑’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매는 하나님에게로 올라가는 계단이 아니라 하나님과 연결되는 다리와도 같습니다.

     

    바울도 이와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음을 고백합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 11:36) 우리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하나님의 씨입니다. 이 씨가 형체 곧 거룩함의 열매를 맺어감으로 우리는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오늘 본문을 통해 죽은 믿음을 갖고도 마치 천국 보험을 가진 양 착각하는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 받은 것은 주님 다시 오실 때 영원한 나라를 유업으로 주시기 위한 부르심입니다.

     

    부름 받은 자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감으로 '힘써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것이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기다리는 믿는 자들의 마땅한 도리입니다. 이것이 베드로가 순교하면서까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영적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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