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존 웨슬리의 설교 신학
    존 웨슬리 설교 2024. 2. 27. 11:00

     

    존 웨슬리의 설교 신학*

     

    John Wesley, 1789, painted by George Romney

     

      이관수 지음

     

    * 이 글은 [감신대학보] (258호, 2009)에 "웨슬리의 설교 신학1"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논고입니다. 이 글이 여러 곳에서 저자 동의 없이 도용 및 표절되고 있습니다. 이 글의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존 웨슬리의 설교 신학

     

    들어가는 말

     

    1. 메소디스트의 교리적 표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존 웨슬리의 설교를 메소디스트(Methodist)의 정체성이 담긴 교과서(교리 입문서)로써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고양된 삶(higher life)을 위한 안내서(영적 독서 자료)로써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주지하다시피 메소디스트의 정체성은 존 웨슬리의 가르침에 그 근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받아들이는 웨슬리의 가르침이라 함은 1763년 웨슬리가 처음으로 메소디스트 설교자들의 설교 시행 지침을 표명한 Model Deed에서 메소디스트 설교자들의 설교 지침으로 정한 「네 권의 설교집」(Four Volumes of Sermons)과 「신약성서주해」(Explanatory Notes Upon the New Testament)의 내용이다.

     

    그러나 웨슬리의 「신약성서주해」는 웨슬리 자신의 독창적인 해석이라기보다는 주로 요한 벵겔(Johann Albrecht Bengel)의 주석책(Gnomon Novi Testamtenti, 1742)을 그대로 편집하거나 약간 수정하여 따르고 있고, 18세기 웨슬리 시대의 성서 해석의 한계를 담고 있어서 250여년이 지난 오늘날 그대로 읽혀지기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웨슬리가 교리적 표준으로 정한 이 두 가지는 어디까지나 교육 받지 못하고, 안수 받지 않은 메소디스트 설교자들에게 주는 규정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국교회의 보조목사(Curate)처럼 여기에 상응하는 설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제공하게 된 것이다(Heitzenrater).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메소디스트의 정체성을 찾는다면, 웨슬리 자신이 메소디스트 설교 모범으로 규정한 「네 권의 설교집」이 최우선 기준이 될 것이다. 「네 권의 설교집」 역시 교육받지 못하고, 안수 받지 않은 메소디스트 설교자들에게 주는 설교와 교리의 가이드라인이었지만 오늘날 웨슬리의 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는 웨슬리 자신이 설교집을 출판하며 밝힌 목적처럼 자신이 “참 기독교의 본질이라고 믿고 가르친 교리들을 제시하는 설교”에서 우리는 메소디스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있다.

     

      2. 읽혀져야 하는 웨슬리 설교

      문제는 웨슬리의 설교들이 제대로 읽혀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케네스 콜린스(Kenneth J. Collins)는 1980년대 초 메소디스트 교리 시간에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이 웨슬리의 표준 설교를 좀 더 명확히 이해했다면 더 큰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웨슬리 강의는 흔하게 있고, 웨슬리가 설교의 모토처럼 말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평범한 진리”(plain truth for plain people)는 반복적으로 가르쳐지고 있지만 자신의 학생들에게는 웨슬리의 설교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게 영미권에서는 웨슬리의 설교들을 해석하고 오늘의 영어로 개정하는 시도들이 있어왔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SMU(Professor of Theology Emeritus at Perkins School of Theology)에서 가르쳤고, 30여년간 웨슬리의 설교를 연구하고 해설하여 다음 세대에게 신학적 유산(Works of John Wesley: Bicentennial Edition, Volumes 1-4)을 남겨준 아우틀러(Albert C. Outler, 1908-1989) 이다.

     

    다음으로 토머스 오든(Thomas C. Oden)과 그의 제자 케네스 콜린스가 있다. 오든의 이러한 시도는 Doctrinal Standards in the Wesleyan Tradition(1988; Revised Edition 2008)과 웨슬리의 대표적인 설교 5편을 현대 영어로 개정한 The New Birth(1984)에 나타난다. 케네스 콜린스도 웨슬리의 자료들을 조직신학적, 주제별로 계속해서 연구하여 알리고 있다. 1989년 Wesley on Salvation: a study in the standard sermons를 시작으로 최근 2007년에 The Theology of John Wesley: Holy Love and the Shape of Grace에 이르기까지 웨슬리의 신학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꾸준히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케네스 킹혼(Kenneth C. Kinghorn)의 The Standard Sermons in Modern English 시리즈 3권(Vol 1: John Wesley on Christian Beliefs, 2002; Vol 2: John Wesley on the Sermon on the Mount, 2002; Vol 3: John Wesley on Christian Practice, 2003)과 폴 칠코트(Paul W. Chilcote)의 새로운 시도 Praying in the Wesleyan Spirit(2001)이 돋보인다. 영국에서의 시도는 아직 미약하지만 제임스 홀웨이(James D. Holway)의 Sermons On Several Occasion by Reverend John Wesley(1987; 2nd Edition 1996)가 있다.  

     

    이제는 한국 감리교회도 메소디스트 교리의 지침인 웨슬리의 설교가 평신도들에게까지 읽혀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메소디스트들은 웨슬리의 설교를 읽어야 한다. 그런데 메소디스트들에게 웨슬리의 설교를 읽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면, 웨슬리의 설교를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웨슬리의 설교가 잘 읽혀지게 할 책임도 있을 것이다. 읽혀지지 않는 웨슬리의 설교는 진가를 발휘할 수 없고, 메소디스트 교리의 지표로 삼고 있는 텍스트의 사문화는 메소디스트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웨슬리의 설교 신학

     

    1. 웨슬리의 메시지

      웨슬리가 행한 구두 설교를 잠시 언급해 보면, 웨슬리는 1739년 4월 2일 처음으로 야외 설교를 행했는데 이미 그 이전에도 즉흥 설교를 행한 바는 있었다. 기록상으로는 1734년 11월 10일의 일기에서, 웨슬리는 옥스퍼드에서 산상수훈에 대해 즉흥적으로 설교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웨슬리의 구두 설교와 문서 설교의 목적에 있어서는 주된 차이점이 있다. 전자는 주로 선포와 초청을 위한 것이고, 후자는 주로 양육과 성찰을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틀러가 지적하는 바대로 두 양식의 설교에서 교리적 실체는 같은 것이다. 웨슬리의 설교는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이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삶의 비전을 증거하고 있다.

     

    이것이 불신자들을 향해서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 하고 있으며, 신자들을 향해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통해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온전히 회복하는 삶, 곧 완전이라는 목표로 전인적 구원의 삶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리차드 리셔(Richard Lischer)가 정확히 평가한 바와 같이 웨슬리의 설교에는 율법과 복음의 조화가 잘 나타나고 있다.

     

    2. 문서 설교의 출판 목적

      웨슬리의 구두 설교의 자료들은 남아있지 않고, 또한 웨슬리가 교리적 표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출판된 문서 설교임을 다시 한 번 유념해두면서, 1746년 이후부터 웨슬리가 설교집을 출판할 필요성을 느낀 배경을 살펴본다.

     

    웨슬리가 설교집을 출판하게 된 배경에는 세 가지의 분명한 의도와 목적이 있다. 첫째, 교육적인 차원이다. 메소디스트의 교리적 표준으로써의 웨슬리의 표준설교는 웨슬리가 교육받지 못하고, 안수 받지 않은 평신도 메소디스트 설교자들을 위한 설교 지침으로의 주된 목적을 가지고 출판하였다. 다음으로는 이 설교들을 통해 선포되고 있는 바, “참된 믿음”을 통한 “성서적 구원의 길”을 영국의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전도 목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웨슬리가 설교를 출판하게 된 배경이 되는 중대한 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웨슬리 자신의 교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교리가 성서적임을 변증하는 목적이 있다.

     

    웨슬리는 1778년 9월 1일자 일기에서 자신은 지난 40년 동안 기독교의 교리를 설교해왔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교리를 비난하는 적대자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웨슬리의 적대자들은 웨슬리의 가르침을 비난하였다. 그런 사람으로 국교회 교인인 조시아 턱커(Josiah Tucker), 존 스미스(John Smith) 등이 있다. 어떤 사람은 웨슬리의 신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거칠게 악평하고, 비난하였다. 로랜드 힐(Rowland Hill)은 40쪽쯤 되는 팜플렛을 만들어 웨슬리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슬리는 자신이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영국 전역을 통해 설교하였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밝히고자 설교집을 출판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자신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자신의 신학이 영국 교회와 다르지 않음을 명확히 밝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확신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3. 설교집의 형성 과정

      웨슬리는 1746년 여름, 순회 설교를 몇 주간 중단하고 설교집의 출판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첫 번째 설교집 Sermons on Several Occasions(이후 SOSO로 표기함)의 서문에서 웨슬리는 자신의 출판된 설교들은 “지난 8, 9년 동안” 자신이 설교한 내용들의 요체를 담고 있으며, 이는 “진정한 기독교의 본질”로써 웨슬리 자신이 받아들이고, 가르친 교리들이라고 밝힌다. 이러한 의도로 웨슬리는 세 권의 설교집을 계획하여 1746년 처음 발행했고, 이후 1748년과 1750년, 4년에 걸쳐 작업을 완성했다. 

    여기서 지난 “지난 8, 9년 동안” 즉, “1737~1738년”이라는 언급은 의미 있는 표현이다. 이 시기는 구원의 질서에 있어 자신의 이해가 급격히 변화된 것을 가리킨다. 왜 웨슬리는 정확히 “8년 전 1738년 5월 24일”이라는 말로 쓰지 않았을까? 아우틀러는 여기에 대해 “그의 복음적 회심이 어떤 한 사건에만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지아에서 겪은 좌절과 일련의 영적 침체 사건들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암시한다”라고 해석한다.

     

    애초에 웨슬리가 설교 시리즈를 계획할 때 36편의 그 다음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부흥운동의 계속되는 성장이 더 많은 “새로운 경우들의 설교”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1753년 가을 웨슬리는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어 자신의 비문을 미리 써 놓는 일이 있었다. 다행히 건강이 회복되고 웨슬리는 「신약성서주해」를 완성하여 1755년 출판한다. 그리고 1760년에는 SOSO 네 번째 설교집을 출판한다. 여기에 일곱 편의 새로운 설교들을 추가하였다.

     

    1762년 제3권의 제2판에서 “방황하는 생각”(1762)을 추가하여 SOSO에는 44편의 설교가 구성된다. “방황하는 생각”이 설교집에 새로이 추가된 데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설교 “그리스도인의 완전”(1741)과 “사탄의 계략”(1750) 사이에 삽입되었는데, 아우틀러는 이 설교의 의미를 “그리스도인의 완전”에서 야기된 외부의 반응에 보충 해명하기 위하여 쓰여진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아우틀러는 웨슬리가 설교집을 발간해 나감에 있어 각 설교의 주제들을 끊임없이 보완해 나가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우리는 신학적 주제 면에서 “방황하는 생각”을 “그리스도인의 완전”과 함께 읽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1760년 이후 메소디스트 신도회의 성장과 활동이 괄목할만하게 되었고, 웨슬리도 자신의 건강과 활동력이 회복됨에 따라 웨슬리는 자신의 설교들을 통한 기본적인 교리들을 정제하고, 강화하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불가피하게 그는 새로운 설교들을 써서 출판하게 된다. 1771년 자신의 대표적인 저작들을 수집하여 전집(The Works of the Rev. John Wesley, M.A., Late Fellow of Lincoln College, Oxford)으로 발간하였는데, 웨슬리는 자신의 새로운 설교 아홉 편을 여기에 추가한다.

     

    아홉 편의 설교 중 두 편, “생활방식의 개혁”(1763)과 “조지 휫필드의 죽음에 즈음해서”(1770)는 말 그대로 특별한 경우의 설교이고, 나머지 일곱 편은 웨슬리가 신학적 성숙의 단계로 들어가면서 정리하는 중요한 설교들이다. “대 심판”(1758), “신자의 죄”(1763), “성서적 구원의 길”(1765), “주 우리의 의”(1765), “성령의 증거 Ⅱ”(1767), “신자의 회개”(1767), “선한 청지기”(1768)가 그것인데, 그 중에서도 “성서적 구원의 길”(1765)과 “주 우리의 의”(1765)는 웨슬리의 구원론과 영국의 칼빈주의자들과의 구원론간의 본질적인 차이를 잘 설명하는 웨슬리의 대표적 설교들로 볼 수 있다.

     

    1777년에는 메소디스트들을 향한 칼빈주의자들의 비난이 극에 달했다. 웨슬리는 이러한 가운데 1778년 새로운 SOSO를 8권에 걸쳐 출판하는데, 여기에 100편의 설교를 새롭게 추가하기에 이른다.

     

    4. 설교집 제목의 의미

      웨슬리는 36편의 자신의 설교를 출판할 계획을 세우고 1746년 첫 번째 설교집을 출판하는데, Sermons On Several Occasions 즉, 「여러 경우에 행한 설교들」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당시 사람들이라면 이런 제목은 귀에 익은 설교집 이름이다. 이런 제목은 교회의 높은 지위에 있던 목회자들이 궁전과 성당에서 행했던 설교들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붙이는 제목이었다. 웨슬리가 자신의 설교집을 내면서 똑같은 제목을 붙인 것은 매우 의도적이다. 웨슬리가 행한 설교 장소는 그들에 비하면 아주 비천한 곳이었다. 웨슬리는 그러한 곳이 덜 중요한 곳이 아니고, 그러한 장소의 군중이 덜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5. 설교의 주제들

      웨슬리의 150편 설교들을 개개의 설교별로 신학적 주제들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한 편의 설교에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교리적으로는 구원론 중심적이고, 내용적으로는 진정한 기독교의 호소가 담겨져 있는 특징이 있다.

     

    다만 형식적으로 웨슬리의 설교들은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구원의 길”(Ordo Salutis)을 가르치는 교리 설교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성결의 길”(The Way of Holiness)을 주제로 한 주제 설교이다.

     

    전자는 기독교의 본질인 “회개, 믿음, 성결”의 주제들이 반복되고 있고, 웨슬리 구원론의 특징인 잃어버린 하나님 형상의 온전한 회복을 결론으로 선포하고 있다. 따라서 구원의 내용인 칭의와 성화를 설명하고 있고, 구원의 근거인 은혜와 구원의 조건인 믿음이 대부분의 설교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반면 후자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덕목들이 주제이고,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삶을 선포한다. 따라서 덕 있는 삶의 열매를 맺게 하는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이 강조된다. 전자를 메소디스트 교리(Methodist Doctrine)라고 말한다면, 후자는 메소디스트의 신앙 원리(Principles of a Methodist)라고 표현할 수 있다.

     

    Copyright @ 이관수 2009

     

    [참고문헌]

    * Collins, Kenneth J. Wesley on Salvation: A Study in the Standard Sermons. Grand Rapids, MI: Francis Asbury Press, 1989.

    * Heitzenrater, Richard P. Wesley and the People Called Methodists. Nashville, TN: Abingdon Press, 1995.

    * Lischer, Richard. Theories of Preaching: Selected Readings in the Homiletical Tradition. Durham, NC: Labyrinth Press, 1987.

    * Outler, Albert C.(ed.) The Works of John Wesley, Volume 1-4. Nashville, TN: Abingdon Press, 1984, 1985, 1986, 1987.

    * Outler, Albert C. John Wesley's Sermons: An Introduction. Nashville, TN: Abingdon Press, 1984.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