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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도의 믿음을 본받으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6. 10. 30. 15:30

    창조절 9주, 종교개혁주일(2016년 10월 30일)

    빌립보서 3장 7-9절

     

    그리스도의 믿음을 본받으라.

     

     

    가. 신앙생활은 하나님을 아는 차원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내가 모든 것을 해로 여기는 까닭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의 지식이 절대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또 그 분을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8절).

     

    본문은 그리스도의 믿음을 본받아 우리도 하나님의 의를 이루라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의 지식이 절대 월등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지식’(γνωσις)은 하나님의 신비한 세계로 들어갈 때 경험하는 직관을 말합니다. 신앙생활은 육적인 차원에서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깨달아 영적인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γνωσεως Χριστου Ιησους)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우리가 아는 그리스도’라기 보다는 ‘그리스도의(소유격) 지식’ 곧 ‘그리스도가 경험한 하나님의 신비’를 말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 주님은 아버지와의 깊은 사귐 가운데 아버지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십자가 정신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아브라함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미지의 신앙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신앙의 세계는 단순히 믿는 것을 넘어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 한 권만으로도 구원에 이르는 지혜를 얻기에 충분합니다(딤후3:15). 그러나 하나님을 아는 세계는 성경의 차원도 뛰어 넘습니다.

     

    나. 인간적인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했었던 것들을 그리스도 때문에 해로 여기게 되었습니다”(7절).

     

    바울은 그리스도 때문에 과거 자신에게 유익했던 것들을 해로 여기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바울이 ‘여기게 되었다’(ήγεομαι)고 말하는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울은 과거 자신의 혈통, 유대교 전통에 충실했던 모습 등을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그리스도를 알고 난 이후로는 전혀 자랑거리가 아니라고 간주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도달했던 하나님의 세계에 비교하면 그런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었다(αμεμπτος)”고 했습니다(6절). 이는 바울 자신이 율법을 완벽하게 지켰다는 말이 아니라 유대교 기준으로 볼 때 훌륭하다고 인정받을 만 했다는 뜻입니다. 즉 이런 것은 인간적인 노력이고 사람들의 칭찬이라는 말입니다.

     

    율법을 지키려는 인간적인 노력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울은 거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것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세계가 있다는 간증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서기관과 바리새인이 추구하는 의가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으시고 더 나은 의를 추구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마5:20). 성도는 육신의 일을 능가하는 영의 일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 그리스도의 믿음을 본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어지려 합니다. 이는 나의 의가 율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해 얻은 의 곧 (성화된) 믿음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의를 얻으려고 합니다”(9절).

     

    그러면 바울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신앙세계로 어떻게 들어가기를 권면하는 지 생각해 봅시다. 바울은 “나의 의가 율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의(소유격) 믿음을 통해 얻은 의”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율법으로 얻는 의를 폐기하고 오직 믿음으로 얻는 의뿐이라는 말이 분명 아닙니다.

     

    바울은 율법으로 얻는 의와 믿음으로 얻는 의의 분명한 차이를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신앙생활은 믿음으로 얻는 의를 추구하는 차원임을 역설합니다.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πιστεως Χριστου) 말미암은 의’는 8절에 ‘그리스도가 경험한 하나님의 세계(섭리, 사랑, 진리 등)’와 문맥 상 연결할 때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믿음(순종)’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육신으로 율법을 행하는 한계를 뛰어넘어 영을 따라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는 차원을 보여주셨습니다. 바울이 그리스도를 만난 후 발견한 의는 율법의 의를 뛰어넘는 믿음의 의였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믿음의 세계를 본받아 우리도 하나님의 의를 얻기를 간구합니다.

     

    라. 하나님의 의를 얻은 자가 부활에 참여한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어지려 합니다. 이는 나의 의가 율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해 얻은 의 곧 이 믿음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의를 얻으려고 합니다”(9절).

     

    중요한 것은 바울이 아직 하나님의 의를 얻었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율법의 의를 뛰어넘는 믿음의 의가 진정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소개하며 자신도 그 길을 달려가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12절에서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바울은 아직 ‘부르심의 상’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향해 달려간다고 하였습니다(14절).

     

    본문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어지려 한다”는 부르심의 상인 부활에 참여한다와 같은 의미입니다. 주님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끝까지 진리의 길로 가셨듯이 바울도 그것을 본받는다고 하였고, 이제 우리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신앙의 푯대인 완전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면 반드시 기쁨의 부활에 참여하는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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