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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리의 성령을 구하라.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3. 5. 20. 12:30

     

    성령강림주일[20130519]

     

    진리의 성령을 구하라(요 16:7~13)

     

     

    요한복음 전체는 빌라도의 입을 빌려 제기한 질문 ‘진리가 무엇이냐?’(요 18:38)에 대해 답을 하고 있는 형식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삶을 통해 진리가 무엇인지 증언하였고(요 18:37), 자신이 곧 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4:6).

     

    요한복음 13장에서 17장은 예수님의 최후 만찬 담화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요 13:5),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요 13:34).

     

    특별히 예수님은 자신이 아버지께로부터 왔고 다시 아버지께로 돌아갈 것을 거듭 강조하십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자신이 곧 있으면 떠날 것을 암시하시며 자신이 떠나고 보혜사를 보낼 것을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사순절과 부활절의 긴 시간을 지나고 영적 여정의 작은 마침표인 성령강림절을 맞이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떠나시지만 성령을 보내주신다고 하시는 이 약속의 말씀에는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시고자 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간 보혜사 성령이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보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왜 성령이 오셔야만 한다고 했는지, 성령님이 오셔서 하시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봅니다.

     

    7절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예수님은 자신이 떠나는 것이 제자들에게 유익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 보다 오실 보혜사가 더 우월하다는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여기서 ‘유익이 된다’고 말씀하신 뜻은 자신의 가르침을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보혜사 성령이 오시면 깨닫게 해주시기 때문에 유익하다고 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14장에서 예수님은 “내가 아직 너희와 함께 있어서 이 말을 너희에게 하였거니와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 14:25~26) 하신 것이 같은 뜻입니다.

     

    예수님은 육신의 모습으로 언제까지 제자들과 함께 하실 수 없기 때문에 영으로 현존하는 세계를 가르쳐 주십니다. 이 세상은 많은 거짓의 영과 미혹의 영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요일 4:6) 예수님은 자신이 보내는 진리의 영에 대해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이 하시는 일을 알려주시는 이 말씀은 오늘의 한국교회가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면서 단지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생각으로 동의하고,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 자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귀신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막 5:7). 마귀도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무서워 떱니다(약 2:19).

     

    그래서 요한복음은 예수를 믿는다는 표현을 예수를 영접한다고 말합니다(요 1:12). 예수를 영접했다는 의미는 예수를 나의 인격적인 주인으로 모셨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믿음이란 예수를 나의 구원자와 왕으로 모시고 있는 상태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는 했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깨닫지 못할 때가 많았고 말씀을 지켜 행할 능력도 부족하였습니다.

     

    본문 12절에서 예수님이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이를 것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하지 못하리라.”라고 하신 것은 바로 이런 일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 하루아침에 구원 받은 존재로서 빛을 발하고 생명력이 넘치게 된다면 성령님이 오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예수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고 말하지만 그 자체는 어린아이 수준의 신앙에 불과합니다. 믿음도 자라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답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 성령님을 보내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시점은 십자가의 죽음을 앞둔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떠난다, 내가 아버지께로 올라간다’ 하시는 이 말씀을 제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간다’고 하시는 말씀은 예수님 대신 성령님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는 그런 뜻이 아니라 이 땅에서의 예수님의 현존 양태를 바꾸신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떠나고 보혜사 곧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고 약속하십니다.(13절)

     

    진리의 성령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가르침을 생각나게 하고 그 뜻을 깨닫게 하십니다. 우리에게 영적 분별력을 주시어 선을 택할 수 있도록 도우십니다. 그래서 성령님이 오시면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성령님이 오시어 ‘죄에 대해, 의에 대해, 심판에 대해 책망하신다’고 하시는 말씀을 생각해 봅니다. 성령님은 우리를 ‘모든’ 진리로 인도하시지만 예수님은 특별히 ‘죄와 의와 심판’을 언급하시면서 성령님이 오시면 여기에 대한 세상의 잘못된 생각을 깨우쳐주시는 역할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는 예수님이 앞으로 있을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미리 아시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이 감당할 십자가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권력 또한 예수를 처형하는 일을 정당화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모든 일을 아시기 때문에 비록 지금은 제자들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도 무지하지만 성령이 오시면 비로소 십자가 사건이 보여주는 진리가 다 밝혀질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9절입니다. “죄에 대하여라 함은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유대인들은 메시야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지만 예수가 메시야라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양 치는 목동들이, 동방에서 온 천문학자들이 메시야 오심을 알았습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를 보고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길을 전파하실 때 믿고 따르는 무리의 대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지 않는다고 그것을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의 인격과 사역을 믿든 안믿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 믿지 않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보혜사 성령이 오시면 “그분은 나를 믿지 않은 것이 바로 죄라고 지적하실 것이다.”(공동번역) 그동안 무엇이 죄인지도 모르고 살았던 인생들에게 성령님은 죄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시고, 회개하는 자를 구원의 길로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계속해서 예수님은 “의에 대하여라 함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니 너희가 다시 나를 보지 못함이요”(10절)라고 가르쳐주십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죽으심 자체로 끝난 것이 아니라 부활, 승천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예수를 온전히 받으셨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받아들여진 의’는 세상이 행했던 정죄가 아니라 예수님의 십자가였습니다. 제자들은 곧 있을 예수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때는 잘 몰랐겠지만 성령님이 오시면 예수의 행위가 하나님께 합당하였고, 예수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 승천이 '하나님의 의'라는 사실은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죽음으로서 하나님께로 받아들여지는 의에 이른다는 진리를 가르쳐줍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심판에 대해서 가르쳐주십니다. “심판에 대하여라 함은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라.”(11절)

     

    세상의 권력자는 예수님을 죄인으로 심판하고 죽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으신지 사흘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이것으로 예수님은 죄인이 아닌 의인임을 증명하시게 됩니다.

     

    또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다시 살아나셨다는 이 사실이 세상의 권력자가 이미 심판을 받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의도는 십자가와 부활 사건은 앞으로 정말 심판 받을 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이 땅에서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 주관자들'(엡 6:12)이 하나님의 자녀들을 심판하고 있지만 최후의 심판은 예수님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임할 것입니다.(마 12:32)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는 악한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날'(벧후 3:12)이 임하기를 사모하며 인내하며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 진짜 심판은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은 성경이 없어서가 아니라 성령의 인도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시는 보혜사, 진리의 성령은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따라서 ‘진리의 성령’은 ‘조명의 은혜’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깨닫게 하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밝혀주는 ‘조명하시는 은혜’가 성숙한 믿음으로 자라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진리의 성령’이 오셔야만 우리는 어리석음과 어두움에서 벗어나 지혜와 생명의 풍성함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겸손히 진리의 성령을 구하며 주님의 현존에 머무는 거룩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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