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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울과 기억
    경건도서 서평 2019. 5. 19. 17:00

    『그 길』 서평: 거울과 기억

     

    웨슬리의 유산인 표준설교

    존 웨슬리는 1746년 첫 번째 설교집 『여러 경우에 행한 설교들』(Sermons on Several Occasions)을 출판하였다. 이 설교집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아래 설교들은 지난 8~9년 동안 설교에서 자주 언급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그 길』, 5쪽). 여기서 ‘지난 8~9년’은 1738년 이후를 가리킨다. 웨슬리는 1738년 5월 24일 마음 뜨거워지는 회심 그 이전과 이후 영적인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체계화하게 된 명확한 진리들을 설교로 잘 정리하였다. 웨슬리의 표준설교는 웨슬리가 진정한 그리스도교의 본질로 받아들이고 가르친 교리들이다. 따라서 감리교회 성도들은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웨슬리의 표준설교를 읽음으로써 배울 수 있다. 케네스 킹혼(Kenneth C. Kinghorn)은 “웨슬리는 설교를 통해 성경적 계시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말하며 웨슬리 설교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였다(John Wesley on Christian Beliefs, 19쪽). 웨슬리의 설교는 단순히 책상에서 나온 설교가 아니다. 웨슬리는 회심 후 많은 시간을 비성경적 신념들과 논쟁하였다. 정적주의, 이중예정론, 열광주의 그리고 신비주의와의 논쟁이 그것이다. 웨슬리는 진리를 위한 영적 싸움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깨닫고 성경적 교리를 설교로써 전파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웨슬리의 표준설교는 그리스도교 복음, 성경적 계시를 담고 있는 감리교회의 유산이 되었다. 귀한 웨슬리의 표준설교 44편을 ‘아드 폰테스 웨슬리’ 여덟 분이 2년 동안의 긴 작업을 통해서 오늘의 언어로 잘 번역하여 주었다. 바로 이 책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가 많은 웨슬리안들에게 읽혀지면 좋겠다.

     

    2. 감리교회 영성형성 교재로 자리매김 할 『그 길』

    『그 길』은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영성형성을 위해서도 유익하게 제작되었다. 웨슬리의 설교를 잘 축약하였고, 이어서 성찬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필자는 순서를 따라 웨슬리의 설교문을 읽고 성찬문을 읽었다. 성만찬 감사기도를 읽으면서 폴 칠코트(Paul W. Chilcote)의 책이 떠올랐다. 칠코트는 그의 책 Praying in the Wesleyan Spirit에서 웨슬리의 52편 설교 한편 한편을 기도문으로 빚어낸 놀라운 작업을 하였다. 『그 길』에서도 웨슬리의 메시지를 기도문으로 요약하는 시도를 하여 성찬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필자 혼자서 표준설교에 이어 성찬 기도문을 읽고, 찬송을 가사 대로 따라 부르며 한 과를 마쳐보았다. 한 과를 통해 예배를 드리고 난 후 ‘아드 폰테스 웨슬리’의 목적이 또렷이 다가왔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웨슬리 설교를 성만찬 예배에 잘 적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고 오랫동안의 프랙티쿰(practicum)을 통해 『그 길』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자연히 『그 길』은 성만찬이 사라진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 되었다. 『그 길』은 표준설교와 성만찬으로 성경과 초대교회를 따랐던 웨슬리 정신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그 길』은 감리교회 영성형성 교재로 훌륭한 품격을 가졌다.

     

    3. 『그 길』 거울과 기억

    웨슬리의 표준설교는 『신약성서주해』(Explanatory Notes Upon the New Testament)와 더불어 감리교회의 교리적 표준을 이루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유산이라도 ‘발견과 반추’ 작업 없이는 그 가치를 지속하기 어렵다. 하이첸레이터(Richard P. Heitzenrater)는 이를 ‘거울과 기억’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우리가 누구였고, 어디서 왔는지를 발견함으로써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반추하게 된다”고 하였다(Mirror and Memory, 10쪽). 『그 길』은 이러한 과정에서 표준설교와 성찬 예문이라는 좋은 거울과 기억의 자료를 제공한다. 누가 이 시대에 진정한 메소디스트들(Methodists)인가? 웨슬리는 메소디스트 신도회(Methodist Societies)의 미래를 염려하며 쓴 글 서두에서 “메소디스트를 일으켜 세운 그 교리, 정신, 규칙을 굳게 잡지 않는다면” 죽은 교파로 남게 될 것을 두려워하였다(『그 길』, 8쪽). 『그 길』에서 감리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웨슬리안들의 진심어린 마음을 느낀다. 희미해져가는 한국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그 길』의 거울과 기억으로 회복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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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길: 웨슬리 표준설교 읽기』

    아드 폰테스 웨슬리 엮음

    대한기독교서회

    크라운판 592쪽

    2019년 4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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