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빙엔의 힐데가르드
    성경적 구원의 길 2008. 1. 4. 00:4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빙엔의 힐데가르드(Hildegard of Bingen)

    -Scivias를 중심으로-

     

    이관수

     

    Ⅰ. 들어가는 말

      독일 신비주의(German Mysticism)의 중요한 인물로 마이스터 엑하르트(Meister Eckhart, 1260-1328)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베네딕트회의 수녀원장이었던 빙엔의 힐데가르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기독교 신비주의가 독일의 많은 수도원으로부터 발산되었음을 볼 때, 독일 수도원에서의 그녀의 위치를 빼놓을 수는 없다. 독일에서는 이미 1979년에 그녀가 죽은 지 8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우표를 발행하였다. 또한 1998년, 그녀의 탄생 900주년을 맞이해 독일 빙엔에서는 한 해 동안 마라톤 음악회와 학술회가 열렸을 정도로 그녀는 독일에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빙엔의 베네딕트 공동체의 설립자이자 첫 수녀원장인 힐데가르드는 12세기의 가장 매혹적인 영적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녀는 독특하고 난해한 비전의 재능을 가졌다. 또한 구약의 전통 안에서 오랜 기간 예언적이고, 정치적으로 활동한 여성 예언자였다. 그녀는 내적 경험의 풍부한 전통을 의지하고 있고, 젊었을 때에 시작된 영적 경험에 기초를 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힐데가르드는 자신의 내적인 지식을 의학과 약학, 음악의 범주까지 확대하여 표현하였다.


    빙엔의 힐데가르드가 우리들에게 주는 신비주의의 주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Ⅱ. 힐데가르드의 생애와 작품들


      빙엔의 힐데가르드(1098-1179)는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던 1098년, 라인(Rhine) 강의 지류인 나에(Nahe) 강 왼쪽 언덕에 위치한 비켈하임(Bickelheim)에서 귀족 집안의 열 번째 자녀로 태어났다. 통상 열 번째 자녀는 십일조처럼 태어나면서 교회에 바쳐졌다. 이 소녀는 세살 때부터 밝은 목적들에 대한 비전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이것이 그녀의 독특한 재능임을 알게 되었다.


    여덟 살 때,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종교 교육을 위해 디시보덴베르크(Disibodenberg)에 있는 유타(Jutta von Sponheim)에게 보내었다. 유타는 부유하고 저명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매우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세상적인 유혹을 모두 버리고, 하나님께 전적인 헌신의 삶을 살기로 헌신하였다. 그녀는 수도회(convent)에 들어가는 대신에 여은둔자(anchoress)가 되는 험한 길을 택하였다. 은둔자는 남녀 모두 있었지만, 금욕(ascetic) 생활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자였다. 그들은 보통 교회와 인접한 곳에서 세상과의 접촉을 끊은 채 작은 방에서 생활하였다. 교회와 인접한 곳에 있었던 것은 예배를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작은 창문으로 음식을 조달받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기도와 묵상, 글 쓰는 작업을 하였다.


    유타의 하녀로서, 친구로서 힐데가르드는 또한 그녀의 학생이었다. 라틴어 성경, 특히 시편을 읽는 법을 배웠고, 수도원 일과를 노래하도록 배웠다. 또한 여러 자연과학 분야에 관한 교육을 받았으나 신학 교육은 그다지 많이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도권 교육이 아닌 초기 스콜라주의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고, 15세 때는 베네딕트 수도회에 서원한다. 1136년 유타가 죽게 되고 그 자리를 대신해 힐데가르드는 수녀원장(abbess)으로 뽑힌다.


    5년 후인 1141년, 힐데가르드는 예언자적 소명을 받고
    Scivias를 쓰게 되고, 그녀의 공적인 사명도 시작하게 된다. SciviasScito vias Domini의 준말로 ‘주님의 길을 알라’(Know the Ways of the Lord)라는 뜻이다. 이 책은 힐데가르드의 예언적 노고의 첫 열매로 십 년(1141-51)에 걸쳐 만들어진 작품이며, 그녀의 모든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 이전까지는 유타와 힐데가르드의 선생이고 후에 비서와 친구가 된 볼마(Volmar)를 제외하고는 그녀가 지속적인 비전을 체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당대의 교회는 신비체험을 수도자에 한하여 허락하였기에 그 내용을 세상에 드러낼 수도 있었으나 힐데가르드는 자신의 체험이 진정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고, 타인의 심판도 두려웠다. 43세에 이르러서야 힐데가르드는 하나님의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강하게 체험하고,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힐데가르드는 자신의 소명과 사명에 대해 계속 두려움과 의구심을 가진다. 이러한 의구심은 교황 유진 3세(Eugenius Ⅲ)가 공식적으로 그녀의 환상과 신비체험을 인정하고, 트리에(Trier) 공의회(1147-48)에서 그녀의 저서를 인가하기까지 지속되었다.

     

    1147년에는 교회의 반대를 극복하고 빙엔 근처, 루퍼츠베르크(Rupertsberg)에 수도회를 설립하고, 1165년에는 아이빙엔(Eibingen)에 자매의 집을 세운다. 그녀는 수도원장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수도원 진료소를 통해 수녀들을 치료하고 이웃의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두 권의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책을 쓰는데, Liber Simplicis Medicinae(The Book of Simple Medicine)와 Liber Compositae Medicinae(The Book of Composite Medicine) 또는 Causa et Cura(Causes and Cures)라고 불리는 책이다.

     

    1158년과 1163년 사이에 그녀는 독일의 큰 강들을 따라 여행을 하며, 수많은 수도원에서 설교를 하고, 코롱(Cologne)과 트리에 등 도시의 성당에서 무서운 종말론적 설교를 한다. 이 기간 동안 새로운 비전의 작품, Liber Vitae Meritorum(The Book of Life's Merits)을 쓴다. 이 책은 영적 지시자와 같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고, 도덕 심리학과 기독론적 비전을 그리는 배경에서의 고행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1163년에서 1173년 사이에는 그녀의 마지막 작품인 Liber Divinorum Operum(The Book of Divine Work) 또는 De Operatione Dei(On the Activity of God)라고 불리는 라는 책을 쓰는데, 여기서는 악을 이기는 선의 긍극적인 승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녀는 여러 개의 신비적인 논문들을 썼으며, 수녀들의 예배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하기위해 77개의 노래도 만들었다. 이것은 1150년경에 Symphonia라는 이름으로 편집되었다. 또한 예전 드라마인 Ordo Virtutum(Play of Virtues)과 신비한 감각 세계의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 그녀가 만든 Lingua Ignota가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25개의 알파벳과 700 단어들로 되어 있다.

     

    그녀는 그녀의 주변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사물들을 볼 수 있었으며, 미래를 예언하였다. 그녀의 비전 세계는 언제나 특이한 광채로 가득 차 있었는데, 후에 그녀는 이것을 “살아계신 빛의 반사”(the reflection of the living Light)라고 부르게 되었다. “살아계신 빛”과 접촉하였던 경험들은 그녀의 나이 77세에 기록하기를 하나님의 현존과의 직접적인 만남이었다고 회상하였다.

     

     

    Ⅲ. Scivias

     

    서문(Declaration)

    보십시오! 이 땅에서의 사십삼 년 째 되던 해, 내가 심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천상의 비전을 응시하였습니다. 그때 나는 하늘(Heaven)로부터 울려 퍼지는 소리의 놀라움을 경험했습니다. “오 나약한 인간아, 재중의 재로다. 더러움중의 더러움이로다! 네가 보고 듣는 바를 말하고 기록하라. 그러나 너는 말하기에 나약하고, 해석하는데 부족하고, 쓰기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을 인간의 입술이나, 인간의 생각으로, 인간의 작문실력으로 말하거나 쓰지 마라. 오직 네가 보고 들은 바는 높은 곳,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경이로움들이다...... 오 인간아, 네가 보고 들은 바를 말하라. 그리고 네 자신이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 이것들을 쓰게 하지 마라.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것들 안에서 만물을 알고, 보고, 행하시는 그 분의 뜻으로 써라.”

    그리고 또다시 나는 하늘로부터 나에게 임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일들을 말하고, 배운 바를 기록하고 전하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육신(Incarnation)하시고 천백사십일 년이 지나고, 내가 사십이 년 하고 칠 개월 되던 날 일어난 일입니다. 하늘이 열리고 불같이 번쩍이는 빛이 다가와 나의 온 뇌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온 머리와 가슴에 불붙었습니다. 타오르듯이 뜨거운 것이 아닌 따뜻한 불꽃입니다. 마치 태양의 광선으로 따뜻해진 어떤 것과도 같습니다. 즉시 나는 성서들 즉, 시편, 복음서, 신구약의 보편적인 책들의 주해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내가 성서에 나오는 단어들의 뜻이나 혹은 음절의 구분 또는 격과 시제에 관한 지식은 갖고 있지 않지만 말입니다.

     

    제 일 권: 창조주와 창조

    첫 번째 비전: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이 힐데가르드에게 나타나시다.

    “일어나라, 하나님의 강한 도우심으로 너에게 보여준 것을 소리쳐 말하라. 그 분은 권능과 인자하심으로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심이 그 분을 두려워하고 그 분을 섬기는 자들에게 천상에서 비추는 영광과 함께 달콤한 사랑과 겸손함으로 흐르며, 인내하는 자들을 공의의 방법으로 영원한 비전(Eternal Vision)의 기쁨으로 인도한다.”

     

    세 번째 비전: 우주와 그것의 상징

    그리고 또다시 나에게 이야기하는 하늘로부터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자신의 뜻에 따라 만물을 만드신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고, 영화롭게 되시려고 만물을 창조하신 것이다. 만물을 나타내시되 보이는 것과 순간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과 영원한 것도 만들어 나타내시었다. 이것은 네가 받은 비전으로 증명되고 있다.”

     

    네 번째 비전: 영혼과 몸

    “딸아, 달려라! 네게 날 수 있는 날개를 주시는 분, 아무도 저항할 수 없는 분, 가장 능력 있는 공급자를 향해 달려라. 모든 장애물들을 넘어 속히 날아라!” 비로소 나는 큰 위안으로 안심하게 되었고, 날개를 가지고, 독 있고 죽은 것들을 넘어서 날아가게 되었습니다.

     

    몸 안의 영혼은 나무의 수액과도 같습니다. 영혼의 능력은 나무의 형태와도 같습니다. 어떻게 그렇습니까? 영혼의 지성은 나무의 가지와 잎사귀들의 푸르름(greenery)과도 같습니다. 의지는 꽃이요, 마음은 첫 열매의 열림, 이성은 완전히 성숙한 열매, 그리고 감각들은 크기와 모양과도 같습니다. 인간의 몸은 영혼에 의해서 힘을 얻고 지탱됩니다. 인간이여, 당신의 영혼 안에서 당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하십시오, 당신의 선한 지성 옆에 놓인 당신을 이해하십시오. 그리고 당신 자신을 그 짐승들과 비교해보십시오.

     

    다섯 번째 비전: 회당

    당신은 한 여인의 형상을 보는데, 그녀의 머리에서 배꼽까지는 하얗습니다. 그녀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 그 어머니이신 회당을 가리킵니다. 그때부터 그녀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감추어진 비밀들을 예견하는 완전한 능력을 갖기 전까지 계속해서 태어납니다. 그러나 완전히 다 계시된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공개적으로 말하는 타오르는 여명이 아닙니다. 그러나 멀리서 위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그 여명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가서를 통해서 그녀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 이 권: 구세주와 구속

    첫 번째 비전: 구세주

    당신이 보고 있는 타오르는 불꽃(blazing fire) 전능하신 하나님, 살아계신 하나님을 형상화화 것입니다. 그 분 안의 영광스러운 화창함(평온)은 어떠한 부정으로도 결코 어두워질 수 없습니다. 그 분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incomprehensible) 왜냐면 그 분은 어떠한 것으로도 나뉠 수 없으며, 피조물의 지식 어느 한 부분으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소멸되지 않습니다.(inextinguishable) 왜냐면 그 분의 충만함은 한계가 없으며 결코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는 완전히 살아계신 분(wholly living)이십니다. 그 분 앞에 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그가 모르는 것은 없습니다. 그는 완전한 삶(wholly Life)이십니다. 모든 생물은 삶이 그로부터 왔습니다.

     

    그때 세 개의 위대한 별들이 밝은 빛을 내며 모여들어 어둠 속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때 크고 작은, 많은 다른 별들이 찬란하게 번쩍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세 개의 위대한 별인 아브라함, 이삭, 야곱은 천상의 삼위일체를 상징하며, 믿음의 사역과 육적인 관계를 통해 서로를 포용하며, 이러한 상징으로 이 세상에서 어둠을 물리친다. 이 빛을 따라가는 다른 많은 대소 선지자들도 경이로움을 지닌 채 빛난다.

     

    그리고 당신은 어떤 평온한 사람이 여명으로부터 오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의 밝음이 어둠을 물리칩니다. 어둠은 강력한 힘으로 다시 그를 물리칩니다. 그는 붉은 피(redness of blood)와 새하얀 창백함(whiteness of pallor)을 어둠에 쏟아 붓습니다. 그리고 어둠을 강력하게 공격해서, 어둠 안에 누워있는 사람을 흔들어, 어둠에서 나와 바로 걷게 하고, 그 얼굴에 빛을 발하게 합니다.

    두 번째 비전: 삼위일체

    당신은 밝은 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 환상에 어떤 흠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부족하거나 속이는 것도 없습니다. 이는 분명히 성부(the Father)를 가리킵니다. 또한 사파이어 빛의 한 사람의 모습을 보는데, 어떤 고집이나 욕심, 불의의 흠이 없으니 이는 성자(the Son)이십니다. 성자는 시간 전에 계시고, 시간 안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의 독생자로서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성육신하셨습니다. 온화하게 타오르는 모든 불꽃, 빈약, 사망, 어둠이 전혀 없는 이 불은 성령(the Holy Spirit)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성자 없이 성부가 있을 수 없으며, 성부 없는 성자, 성령 없는 성부나 성자, 성부나 성자 없는 성령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세 위격은 신성의 일치 안에서 분리될 수 없습니다. 어떻게 그렇습니까? 사람의 입으로부터 언어는 나옵니다. 그러나 입은 언어 없이 소리 날 수 없습니다. 또한 생명이 없다면 언어도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언어가 어디에 있습니까? 언어는 사람 안에 있습니다. 언어는 어디로부터 나옵니까?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어떻게 나오는 것입니까? 사람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성자는 성부 안에 계십니다. 성부께서는 성자를 처녀 몸을 통해 성령으로 잉태하시고 어두운 세상에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보내셨습니다. 성자만이 하나님 안에서 태어나신 독생자요, 순결하신 독생자입니다. 그 분 만이 성부로부터 오신 유일 신이시요, 성모(the Mother)로부터 오신 독생자이십니다. 성부께서 성자를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낳으셨고, 시간 안에서 성모께서 그 분을 낳으셨으며, 해산 후에도 여전히 순결하십니다.

     

    여섯 번째 비전: 그리스도의 희생과 교회

    이러한 일들 이후에 나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의 아들과 옛 가르침과 같은 밝게 빛나는 앞서 말한 한 여인의 이미지를 보았습니다. 신적인 능력으로 인해 그녀는 그분께 이끌렸고, 그녀는 앞으로 일어나 그 분의 피로 적혀집니다. 그리고 하늘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녀는 그의 몸과 피를 숭고하게 부여받고 행복한 약혼식으로 연합을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하늘로부터 그분께 말하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오 아들아, 그녀로 하여금 내 백성의 회복을 위한 너의 신부가 되게 하여라. 그녀로 하여금 성령과 물로 구원받고 영혼이 거듭난 그들의 어머니가 되게 하여라.”

     

    그러나 이제 우리는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생명의 잔을 마시고, 진정한 믿음 안에서 그분이 하나님임을 맛봅니다. 마치 강한 술이 사람의 혈관 안에서 그 힘을 나타내듯, 비록 사람들이 그것을 느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혈관 안에 있음을 압니다. 이렇듯, 우리는 외부의 육적인 눈으로 그분을 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이해를 통해 그분을 모실 수 있습니다.

     

    제 삼 권: 건물로 상징화된 구원의 역사

    아홉 번째 비전: 교회의 탑

    기둥을 기대고 있는 이 모습은 하나님의 공의(Justice)를 나타냅니다. 그녀는 지혜(Wisdom) 다음으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모든 공의 가운데서 성령의 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양 옆에 서있는 다섯 사람들만큼이나 넓어 보입니다. 이는 그녀가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들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님의 율법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그것들을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또한 그녀는 모든 계명들, 즉 하나님께서 그녀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제정해 놓으신 그 명령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키가 커서 당신은 그녀의 높은 곳을 볼 수 없지만, 그녀는 그 건물 안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는 인간의 마음보다 더 위대하기 때문에 하늘(Heaven)까지 닿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로부터 오신 하나님의 아들, 바로 구세주의 성육신하심이 그녀가 허리를 구부리는 것과 같습니다. 아버지야말로 진정한 공의이십니다...... 그녀의 최고의 선인 공의는 사람들에게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 안에서 밝은 비전을 보여줍니다. 그분은 자신을 인간의 몸으로 어두운 육의 눈들에게 보여주십니다. 또한 그들의 영혼을 살리시기 위해 하늘의 일들을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그녀는 평온한 구름처럼 하얗고 투명합니다. 그녀는 의롭고 순수한 마음들 가운데 거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욕망을 하나님의 공의를 순종하는 곳으로 향하게 합니다. 그래서 구름처럼 하얗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Ⅳ. 힐데가르드의 신비주의 신학

    힐데가르드는 첫 작품인 Scivias에서 자신을 일인칭으로 묘사하면서, 사탄의 세력에 공격을 받고 대자연의 지배 하에 떨고 있는 인물로 묘사한다. 이 책은 이 세상의 구원과 성화를 위해 포괄적인 여성으로 묘사되는 교회가 등장하여 세상의 지배, 악의 세력과 박해를 극복하고 거룩한 신앙의 성전으로 들어가 악으로부터의 해방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Scivias를 중심으로 힐데가르드의 신비주의 특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여성의 섬세함으로 그리는 창조의 아름다움

    창조의 아름다움은 그녀의 여러 저작들에 흐르는 주제이기도 하다. 힐데가르드의 저서 Liber Divinorum Operum(The Book of Divine Works)에서도 이러한 주제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창조 세계를 통해 그분을 알 수는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인간이 입고 입는 옷 때문에 사람의 몸을 볼 수 없는 것과도 같습니다.” 또한 힐데가르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모든 피조 세계는 하나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물 안에서 알고 있는 것은 바로 그분입니다.”

     

    이러한 세계 창조의 근원적인 힘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힘이며, 이 힘은 생명을 지탱하는 푸르름(greening)의 힘이다.

     

    2. 풍부한 상징 언어로 표현되는 하나님

    힐데가르드는 Scivias에서 밝은 빛을 성부, 사파이어 색을 띤 한 사람 모습의 빛을 성자, 온화하게 타오르는 불을 성령으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성부 하나님은 영원한 비전(Eternal Vision), 타오르는 불꽃(brazing fire), 영광스러운 화창함(glorious serenity), 충만함(Fullness), 완전히 살아계신 분(wholly living), 완전한 삶(wholly Life) 등의 상징 언어로 표현한다. 또한 성령은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영이다. 세상을 나무로, 인간을 그 가지로 비유하면서 하나님의 영은 세상 나무의 뿌리와도 같고, 가지의 바람과도 같은 생명으로 상징한다. 이외에도 Scivias에서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부로 상징화하고, 인간의 영혼을 나무의 수액과도 같다고 말하고 있다. 힐데가르드는 이러한 상징 세계들을 언어뿐만이 아니고, 음악과 그림으로도 표현하였다.

     

    3. 자연과 일상 속의 신비

    힐데가르드는 자연의 현상과 일상의 경험들을 새로운 의미로 보았다. 그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하나님의 신비를 발견하고,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생명력을 찾았다.

     

    땅은 어머니와도 같습니다.

    땅은 만물의 어머니입니다.

    땅은 품고 있습니다.

    만물의 씨앗을

    인류의 땅은 품고 있습니다.

    모든 충만함

    모든 신선함

    모든 생명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땅은 인류를 위한 자원뿐 아니라

    하나님 아들의 본성까지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에버린 언더힐은 신비주의를 일컬어 하나님과 합일하는 기술이라고 말하며, 신비주의자는 크건 적건 이러한 합일의 기술을 얻은 사람, 또는 이러한 도달을 목표로 하거나 믿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힐데가르드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자연 세계에서 숨쉬는 하나님의 생명력을 바라본 신비주의자였다.

    또한, 힐데가르드는 “네가 보고 들은 바를 말하고 기록하라”는 하늘의 음성을 들은 후, 자신의 체험을 기록하였을 뿐 아니라, 살아있는 빛과 창조 세계의 조화와 질서를 설교하는 예언자였다.

     

    힐데가르드로부터 시작된 독일의 묵시 예언적 전통은 후에 라인란트(Rhineland)와 스위스(Switzerland)를 중심으로 생긴 “하나님의 친구들”(Friends of God)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고 문헌>

     

    1차 자료

    Hildegard of Bingen. Hildegard of Bingen: Scivias. Trans. Mother Columba Hart and Jane Bishop. New York: Paulist Press, 1990.

     

    2차 자료

    McDonagh, Sean. To Care for the Earth: A call to a new theology. London: Geoffrey Chapman, 1986.

    McGrath, Alister E. Christian Spirituality. Oxford: Blackwell, 1999.

    Rasmussen, Larry L. Earth Community Earth Ethics. Maryknoll, New York: Orbis Books, 1996.

    Szarmach, Paul E. An Introduction to the Medieval Mystics of Europe. Albany, New York: SUNY, 1984.

    Underhill, Evelyn. Practical Mysticism. Columbus, Ohio: Ariel Press, 1986.

    Volz, Carl A. The Medieval Church. Nashville, TN: Abingdon Press, 1997.

     

    소논문

    편집부. “생태영성의 선구자 빙엔의 힐드가드.” 『순교의 맥』 197(2000): 50-61.

    편집부. “생태영성의 선구자 빙엔의 힐드가드 2.” 『순교의 맥』 198(2001): 35-42.

    편집부. “생태영성의 선구자 빙엔의 힐드가드 3.” 『순교의 맥』 199(2001): 50-54.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