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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존귀하게 창조되었다.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7. 6. 4. 11:00
성령강림절(2017년 6월 4일)
창세기 2장 7-9절
사람은 존귀하게 창조되었다.
가. 사람은 존귀하게 창조되었다.
{야웨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써 인간을 빚어 만드시면서,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인간이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다}(7절).
본문은 하나님의 인간 창조 이야기로 창조주의 손길이 닿은 인간의 존귀함을 보여줍니다. 토기장이가 진흙으로 작품을 만들듯이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빚고 계십니다(yatsar=form, craft, 사64:8 참조). 본문의 선언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우리를 향한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이 진하게 배어납니다.
창조주는 인간을 만드시고 그 코에 생기(nishmat hayyim=생명의 숨)를 불어넣으셨습니다. 그리하여 비로소 ‘살아있는 영혼’(nephesh hayyah=living soul)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영혼’은 ‘생명(체)’ 또는 ‘존재’라는 뜻인데, 이보다 더 중요한 말은 ‘살아있는’(hai)이라는 수식어입니다. 곧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숨이 들어와야 살아있는 사람 구실을 한다는 뜻이 됩니다.
앞서 1장에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람을 창조하고 계시다”는 유명한 선포가 나옵니다(창1:27). 여기서 ‘형상’(tselem)은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닮은 모양을 가리킵니다. 1장에서 하나님을 닮은 인격체로 창조되었다는 말씀과 2장에서 하나님의 숨이 들어옴으로 사람답게 제 기능을 하는 사람이 된다는 말씀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존귀하게 창조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나. 사람다움을 잃어버리면 비참할 뿐이다.
{야웨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써 인간을 빚어 만드시면서,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인간이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다}(7절).
이어서 하나님께서 숨을 불어넣으심으로 우리가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말씀을 생각해 봅시다. 여기서 ‘불어넣다’(naphach)는 하나님이 하시는 행동을 나타내는 말로 사람의 사람다움이 필연 하나님과의 의존성에 달려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결국 사람의 사람다움은 하나님과 사람이 생명의 숨으로 연결될 때 드러나는 가치임을 천명합니다. 반면 이 가치를 잃어버리면 인간은 한낱 쓸모없는 먼지(apar) 같은 육체에 불과합니다. 아담(adam=인간)과 아다마(adamah=땅)의 언어유희로 하나님을 찾지 않으면 인간은 티끌 같은 존재임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모세는 미디안 생활 40년으로 자신이 티끌(dakka)같은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시90:3 참조). 하나님은 낮아지고 겸손해진 모세를 찾아와 나이와 상관없이 귀한 사명을 맡겨주셨습니다. 하나님을 떠나면 허무한 그림자로 사라지지만 하나님을 붙들면 고귀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다. 사람다움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야웨 하나님께서 동쪽의 에덴에 동산을 가꾸시고, 빚어 완성하신 그 사람을 거기서 살게 하셨다... 동산 안에는 ‘생명을 주는 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두셨다}(8-9절).
하나님은 우리를 존귀한 사람으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생기를 주시어 하나님과 교제하는 인격체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다움의 고귀함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놀라운 은혜도 제공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과 호흡하는 사람을 위해 동쪽의 에덴에 동산을 지어주셨다”는 말씀에 하나님의 섭리가 숨어있습니다.
본문에서 ‘동산’(gan)은 ‘보호하다, 방어하다’(ganan)에서 온 말입니다. 7절과 연결하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은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호흡함으로 사람답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보호와 양육을 받아야 그 고귀함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동산 안에는(among) ‘생명을 주는 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두셨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명나무의 열매를 얼마든지 먹게 하셨습니다. 3장에서 알 수 있지만 선악과는 하나님처럼 되려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합니다(창3:5). 하나님은 처음부터 선악과 먹는 일을 금지시켰습니다(17절). 반면 생명나무는 하나님 말씀의 상징입니다. 이는 곧 꿀 보다 더 맛있는 하나님의 말씀(imrah)을 따를 때 사람답게 성장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시119:103). 하나님의 울타리 안에 거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갈 때 사람의 존귀함을 발전시켜 나가는 원리가 있습니다.
라. 사람답게 살 때 기쁨이 넘친다.
{야웨 하나님께서 동쪽의 에덴에 동산을 가꾸시고, 빚어 완성하신 그 사람을 거기서 살게 하셨다. 야웨 하나님께서 보기에 즐겁고, 먹기에 좋은 각종 나무를 그 땅에서 자라게 하셨다}(8-9절).
하나님은 이 세상을 완전하게 창조하셨습니다(완료, 창1:1). 그렇지만 하나님의 창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동산에 살게 하신 사람은 완전하게 창조하신 존귀한 사람입니다(완료). 하지만 그 사람의 존귀함을 유지하는 길은 자신의 몫으로 남겨집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고귀함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도 함께 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돌아보면 그분은 사람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회복시켜주는 말씀 선포와 치유를 행하셨습니다(눅4:18). 바울 역시 우리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작품이라고 말하면서, 선한 일을 통해 그 가치를 드러낼 것을 교훈하였습니다(엡2:10).
하나님의 창조는 선하십니다. 따라서 우주의 모든 피조물은 그 본질에 충실할 때 아름다움이 드러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사람답게 존귀한 가치를 유지 발전시켜 나아가길 원하십니다. 하나님을 따르는 자녀들이 많을 때 기쁨(eden)이 넘치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