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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0. 11. 29. 00:00

    대강절 제1주일[20101128]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롬 13:11-14)

     

    대강절 첫 주일 로마서 13장의 말씀을 생각해 봅니다. 로마서 전체는 그리스도인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핵심적으로 잘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로마서의 말씀이 다 소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절만 말하라면 12장 2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아는 말씀이지만 다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결론적으로 이 말씀은 세상의 방식으로는 구원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풍조는 구원의 길과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방법, 세상의 가치관, 세속적인 습관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세상 가운데 살고 있는 우리가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사도 바울은 먼저 마음을 새롭게 하라고 가르칩니다. 예수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은 사람은 이전까지의 세상 방식의 구습을 벗고 은혜 안에 거하기 위한 새로운 습관으로 마음을 새롭게 하라는 것입니다.

     

    17세기 영국의 청교도 성직자 스테판 차녹은 「거듭남의 본질」이란 책에서 새로운 피조물은 새로운 습관이 필연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습관은 내면의 틀(inward frame)과 같은데, 우리가 의롭다함을 입었으면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성품과 습관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너희가 마음을 새롭게 하라”는 말씀은 은혜의 습관을 형성하라는 뜻입니다. 영적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위해 새로운 습관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지난 번 로마서 14장 17절 본문에서도 설교하였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에서 의는 전가된 의가 아니라 실제적인 의 곧 성결의 삶을 가리킨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진정 의롭다함을 입은 사람은 성령의 열매를 맺는 거룩한 삶으로 이어지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3장 11절을 보면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을 모르는 이방인에게 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이미 구원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믿고 의롭다함을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과거의 세속적인 습관은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공동번역의 11절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은 12장에서부터 이야기하는 그리스도인의 생활 방식을 말합니다. 구원받은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아직도 전가된 의가 전부인양 믿고 있는 잠자는 사람에게 이제 정신 차리고 일어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12절에서 말씀합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앞의 11절에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재림의 때가 가까운데도 언제까지 내일, 내일하고 한가하게 놀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젠 결단할 때가 된 것입니다. 12절 말씀입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우리가 왜 예수님을 안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어려운 것입니까? 사도 바울은 로마서 7장에서 육신에 속한 자신의 실존을 고백합니다. 로마서 7장 19절에서 바울은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라고 고백합니다.

     

    계속해서 21-23절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예수 믿는 우리는 죄에서 구원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우리의 영혼 안에는 더 치열한 영적 전투가 벌어집니다. 샌디 프리드가 쓴 「악의 삼겹줄을 파쇄하라」라는 책을 보다가 재미있는 표현을 발견했습니다. 소제목에 “The battleground is between the ears”라고 되어있는데, 번역하길 “전투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벌어진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귀와 귀 사이는 영적 전쟁터입니다. 바울은 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라고 강조합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 두 가지를 말씀하는데, 이는 순서적인 것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먼저 “어둠의 일을 벗는 것”입니다. 앞서 로마서 12장 2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말씀은 세상 방식의 습관을 버리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무는 습관을 형성하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그 다음 절에서 불의의 세 영역을 지적합니다. 방탕하고 술 취하는 것, 음란하고 호색하는 것, 다투고 시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먹고 마시고 노는 일의 습관에서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습관으로 바뀌어져야 합니다. 음란의 일을 도모하는 습관에서 경건 훈련의 습관으로 바뀌어져야 하고, 미워하고 시기하는 습관에서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습관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망한 말에서 긍정의 말로, 과격한 말에서 온유한 말로, 희롱하는 말에서 감사하는 말로, 비판하는 말에서 칭찬하는 말로, 더러운 말에서 덕과 은혜를 끼치는 살리는 말로의 언어 습관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어둠의 일을 버린다는 것은 육신의 생각으로 행하는 습관을 버리고 생명을 주시는 성령의 생각으로 행하는 습관으로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이것과 함께 영전 전투에서 승리하는 다음 비결은 “빛의 갑옷을 입는 것”입니다. 의롭다함을 입었지만 우리 영혼 안은 영적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울이 깨달은 바는 우리 안에는 어둠을 몰아낼 능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바울이 그렇게 고민하며 외쳤던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다”라는 실존의 고백은 바로 이런 내 안에 어둠을 몰아낼 능력이 없음을 알고 비참해 하는 절규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한 가지 더 깨달을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겐 어둠을 몰아낼 능력이 없지만, 빛을 받아들일 자유의지는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둠을 몰아내지 못해도 빛의 갑옷 곧 구원의 근원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으면 온전한 구원을 얻고 승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귀는 우리를 유혹하고 넘어뜨리려 하지만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면 세상 정욕을 물리치고, 악을 이기는 것입니다. 여기서 ‘옷 입으라’는 말은 ‘옷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이루려면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 잠기면 되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는 비결, 그것은 예수님을 믿음으로 알게 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을 새롭게 하는 원리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로 옷을 입는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연합한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곧 갈라디아서 3장 27절과 같은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에 보면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임하지만 어둠에 있지 아니하고 빛에 있는 자에게는 도둑같이 임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5-6절입니다.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우리가 밤이나 어둠에 속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

     

    예수를 영접한 사람은 빛의 자녀입니다. 빛의 자녀는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남아있는 불의의 습관을 버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날마다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그리스도의 일을 생각하고,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의식의 깨어있음이 있어야합니다. 그것이 빛의 갑옷, 곧 그리스도로 옷을 입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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