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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맡겨진 본분에 충실할 때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4. 2. 23. 17:17

    주현절 후 일곱째 주일(2014년 2월 23일)

    사사기 9장 7-15절

     

    맡겨진 본분에 충실할 때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본문은 아비멜렉이 이복형제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가운데 가까스로 살아남은 요담이 세겜이 내려다보이는 그리심 산에서 하나님의 뜻을 대언하는 장면입니다. 요담은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은 세겜 사람들을 향하여 그들의 불의와 무지를 꾸짖었습니다.

     

    본문의 네 가지 나무의 비유는 자격이 없는 왕 아비멜렉을 고발하려는 의도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을 왕으로 뽑은 세겜 사람들의 잘못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은 오늘날 다수가 원한다는 이유로 부정하게 지도자를 세우는 인간적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본문이 주는 은혜를 나누어봅시다.

     

    가. 하나님을 무시하면 자기 뜻대로 살게 됩니다(14-15절).

    “이에 모든 나무가 가시나무에게 이르되 너는 와서 우리 위에 왕이 되라 하매, 가시나무가 나무들에게 이르되 만일 너희가 참으로 내게 기름을 부어 너희 위에 왕으로 삼겠거든 와서 내 그늘에 피하라...”(14-15절).

     

    요담은 세겜 사람을 나무들로 비유하여 우화를 들려주었습니다. 나무들이 자신들의 왕을 삼고자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에게 요청하였으나 그 나무들은 자신들의 본분을 들어 사양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시나무에게 갔는데, 가시나무는 의기양양하게 하는 말이 ‘와서 내 그늘에 피하라’고 하며 으스댔습니다.

     

    앞의 세 나무들은 모두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나무들로 열매가 있는 나무들입니다. 세 나무들은 왕이 된다고 하는 것이 자기의 본분에 벗어나는 우쭐대는 꼴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가시나무는 자기를 왕으로 세우려고 하자 그런 자격이 자신에게 있는 양 착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 ‘와서 내 그늘에 피하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자기 밑에 들어와 철저히 복종하라는 뜻입니다.

     

    사사로 불리는 기드온은 한 때 이스라엘을 구원하였지만 그의 말년의 모습은 하나님을 떠난 방탕한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왕의 조건으로 많이 두지 말 것 세 가지를 명하셨습니다. 바로 병마와 여자와 은금입니다(신17:17).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기 위해 이런 것들을 멀리해야 하는데 권력을 얻게 된 기드온은 돈을 사랑하고, 많은 여자를 두었습니다(삿8:24-30).

     

    아비멜렉은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권력을 탐하게 되었고, 걸림돌이 된 이복형제 칠십 명을 제거하기 위해 지역감정에 호소하였습니다. 결국 돈으로 불량배들을 매수하여 악행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삿9:2-5). 이렇듯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데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납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없는 아비멜렉에게는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교만과 악행과 패역한 말이 다 드러났습니다(잠8:13). 아비멜렉의 죄악은 하나님을 찾지도 않고 하나님의 뜻도 모른 채 자기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나. 잘못된 선택은 공동체 전체를 불행하게 만들고 파멸시킵니다(15절).

    “가시나무가 나무들에게 이르되 ... 와서 내 그늘에 피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불이 가시나무에서 나와서 레바논의 백향목을 사를 것이니라 하였느니라”(15절).

     

    가시나무는 다른 나무들이 전혀 자랄 수 없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광야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가시나무의 잎은 넓지 않기 때문에 쉴만한 그늘이 되지도 못합니다. 가시나무에서 불이 나온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그 가지는 땔감용으로 쓰이기에 안성맞춤입니다(시58:9). 이런 가시나무가 말하기를 자기를 왕으로 세우지 않으면 자기에게서 불이 나와서 레바론의 백향목까지도 다 없애버릴 수 있다고 큰소리치며 허풍 떨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가시나무는 아비멜렉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이런 불의하고 교만한 아비멜렉을 심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광야진군 때에 하나님을 불신하고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민14:28). 결국 아비멜렉은 겁 없이 내뱉은 자신의 말처럼 그 말이 화근이 되어 자신뿐 아니라 잘못된 지도자를 뽑은 세겜 사람들도 같이 심판 당하게 만들었습니다(삿9:56-57).

     

    잠언은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라고 교훈합니다(잠16:18). 자신의 사명을 망각하고 바른 지도자로서의 인격과 능력이 미치지 못했던 아비멜렉은 하나님 없이 거만하게 굴다 파멸을 자초하게 되었습니다.

     

    본문은 아비멜렉뿐만 아니라 부적격한 사람을 지도자로 세운 세겜 사람들에게도 문제 많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성도들은 사도 요한이 사람들의 말을 쉽게 믿지 말 것을 경고하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요일4:1). 거짓 선지자들은 여론도 쉽게 선동합니다. 예수님은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하셨습니다(눅6:39). 이렇듯 잘못된 지도자를 뽑으면 결국 그 사람도 망하지만 공동체도 함께 고통을 겪게 된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다. 맡겨진 본분에 충실할 때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9-13절).

    요담은 세겜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나무들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는 맡겨진 본분이 있음을 우화적으로 선포하였습니다. 먼저 나무들이 감람나무에게 “너는 우리 위에 왕이 되라”고 하였습니다(8절). 이에 감람나무가 하는 말이 “내게 있는 나의 기름은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나니 내가 어찌 그것을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우쭐대리요” 하고 대답했습니다(9절).

     

    올리브의 순결한 기름은 성막 안의 등잔 기름으로 쓰입니다(레24:2). 그리고 식생활의 기름과 향료로도 쓰입니다. 올리브기름이 이런 자신의 쓰임을 다하는 것이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한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어서 나무들이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에게도 ‘우리의 왕이 되어달라’고 하였지만 그들도 올리브나무와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무화과나무는 특별히 8월경에 익은 열매가 과즙이 달콤하고 좋은 무화과로 통합니다. 그래서 무화과나무는 “나의 단 것과 나의 아름다운 열매를 내가 어찌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우쭐대리요”라고 사양하였습니다(11절).

     

    포도나무도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내 포도주를 내가 어찌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우쭐대리요”라고 말하였습니다(13절). 감람나무와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가 자신의 고유한 본분을 다하는 일로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고유한 본분이 귀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소금이 소금의 참맛을 가질 때에만 모든 음식에서 독특한 맛을 더하게 됩니다(마6:13). 이처럼 우리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자신의 본분에 충실할 때 소금과 같은 사명을 다하고, 공동체를 유익하게 할 수 있습니다(롬8:28).

     

    본문의 비유에서는 가시나무보다 다른 세 종류의 나무들이 훨씬 왕이 될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문의 의도는 어떤 나무가 왕으로서 더 적합한지를 묻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왕권이 무익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 세상의 왕은 하나님 한분이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입니다(슥14:9).

     

    라.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을 감당할 때 하나님도 도우십니다(7절).

    “요담이 그리심 산 꼭대기로 가서 서서 그의 목소리를 높여 그들에게 외쳐 이르되 세겜 사람들아 내 말을 들으라 그리하여야 하나님이 너희의 말을 들으시리라”(7절).

     

    요담은 나무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였습니다. 요담은 이 우화로 세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한 그들의 불신앙과 불의를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떠나면 하나님의 지혜를 얻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해야만 하나님도 인도하시고 도우십니다(약4:8).

     

    우화를 마치고 요담은 “너희가 아비멜렉을 세워 왕으로 삼았으니 너희가 행한 것이 과연 진실하고 의로우냐”라고 물었습니다(16절). 하나님의 지혜는 근본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시편 저자는 말하길 “공의와 정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함과 진실함이 주 앞에 있나이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시89:14).

     

    모든 성도는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 가운데 여러 가지 선택 앞에서 공의와 정의로 판단하고, 인자와 진실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룰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덮어버리고, 혈연과 탐심의 인간적인 감정이 앞서서 사람을 속이려 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삿9:57).

     

    성도는 하나님이 나를 부르시고 구속하셨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하겠습니다(사43:1). 하나님이 부르셨을 때는 크던 작던 고유의 사명도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명에 충실하게 응답하는 것이 공동체를 살리고,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이 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은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그런 성도들을 하나님은 들으시고 도우십니다(빌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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