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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할 존 웨슬리
    성경적 구원의 길 2008. 1. 4. 01:34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할 존 웨슬리

      이관수

       

    1. 교파주의를 버리고 영성의 길로

     

    한국에 개신교가 전해진지 120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한국 땅에 도착한 개신교 선교사 아펜젤러와 언더우드는 교파주의를 떠나 한마음으로 복음을 전했고, 그들이 뿌린 씨앗이 지금 이렇게 한국의 복음화를 이룬 초석이 되었음은 한국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초창기 선교사들의 선교 시대가 지나고 한국인 목회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행히도 교파주의 또한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선교사들은 지역을 정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불필요한 선교 경쟁을 예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교파주의 즉 교파지상주의와 개체교회주의로 한국교회는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등 남쪽지방의 일부 장로교회에서는 감리교를 이단이라고 정죄하기까지 하는 모습이 교파주의의 극단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순수한 복음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성숙한 신앙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교파우월주의와 신앙의 유산을 배우려 하지 않는 교만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교회가 신앙의 성숙을 이루지 못한 결과에 대해 근간에 많은 반성이 있어왔음도 사실입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자성의 목소리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개신교가 나만의 아집에서 벗어나 기독교의 진리를 추구했던 신앙의 선배들을 찾게 되었고, 그들로부터 영성의 길을 배우고자 하고 있음은 기쁜 일입니다. 오늘날 영성훈련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오고, 관상기도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일은 늦었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제가 신학을 공부하며 영성훈련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새삼 놀랐던 사실은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 개신교회에서 영성훈련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믿고 성경 공부하는 것을 신앙생활의 전부로 인식해왔던 것입니다. 심지어 성경공부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을 제자훈련했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영성훈련이라는 말은 카톨릭에서나 하는 것으로 인식해왔던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한국 개신교회에 처음 소개된 영성훈련 책은 <영성훈련 지침서>로 노만 샤우척, 루우벤 쟙, 로버트 도허티가 지었고, 오성춘과 황화자가 번역한 책으로 1991년에 출판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은 미국 감리교회 출판사인 The Upper Room에서 1986년 나온 책인데 대한예수교장로회출판국에서 번역 출판했다는 사실입니다.

     

    1991년에 이 책이 나왔지만 한국 개신교회가 영성 훈련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갖게 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이고 지금은 영성 훈련에 관한 많은 역서와 저서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웨슬리안 영성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고 존 웨슬리는 예화로 잠깐씩 인용될 정도입니다. 임영수 목사님의 최근의 저서 <영성과 삶>(홍성사, 2007)은 아주 좋은 영성 훈련 개론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류의 책에서조차 웨슬리의 회심을 설명하면서 회심한 시간을 잘못 번역해 놓았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2. 잊혀졌던 기독교 유산, 웨슬리 형제

     

    18세기 웨슬리 형제의 신앙운동은 존의 설교와 찰스의 찬송으로 태동하였습니다. 2007년은 찰스 웨슬리 탄생 300주년으로 영국과 미국에서는 다양한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찰스를 기념하는 단 한 번의 행사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이는 그만큼 한국교회의 찰스에 대한 무지를 반증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9,000여 편의 찬송시를 남긴 찰스를 연구하는 학자가 국내에는 아직까지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찰스를 연구하기 어려운 까닭은 영시에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에서 메소디스트(Methodist) 부흥 운동의 두 주역 중 찰스는 아직까지 땅 속에 묻혀져있는 반면 어느 정도 그 보화를 드러낸 부분이 있다면 형인 존입니다. 존 웨슬리의 신학은 그의 설교와 논문, 일기에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비교적 세상에 잘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그 동안 기독교 유산의 보화와 같은 존과 찰스의 영성이 한국교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장로교회 신학의 근간을 이루는 칼빈과 감리교회 신학의 근간을 이루는 웨슬리의 신학 방법이 다르다는 데에 그 차이가 있습니다. 칼빈은 <기독교강요>라는 조직신학을 남겼습니다. 유럽대륙의 개신교는 논리적인 조직신학으로 신학을 하였습니다. 반면 경험론의 산고인 영국은 설교와 시, 문학으로 신학을 표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 칼빈의 <기독교강요>가 번역되었고 칼빈신학의 체계를 비교적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웨슬리는 조직신학처럼 체계적인 신학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후대에 다른 문화권에서 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웨슬리가 남긴 방대한 양의 저서를 한국의 웨슬리안들이 소화하지 못한 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칼빈은 평생의 걸쳐 <기독교강요>를 수정하고 출판하였습니다. 칼빈은  <기독교강요>라는 대작을 수정하고 출판한 것이 후대에 그의 신학을 이해하는데 있어 비교적 쉽고 명료했던 반면, 표준설교와 신약성서주해(Explanatory Notes Upon the New Testament), 일기, 편지, 논문 등으로 그의 신학을 전개했던 웨슬리를 후대가 이해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던 까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20세기 중반 웨슬리 연구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고, 방대한 웨슬리의 글들을 조직적으로 새롭게 연구한 웨슬리 신학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1984년 조종남 목사에 의해 <요한 웨슬레의 신학>이 처음 소개된 이후 감리교홍보출판국(kmc)을 통해 간간히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 책들이 소개되어 왔습니다.

     

     

    3. 존 웨슬리를 알리는 책들

     

    웨슬리의 글은 영성의 보고와도 같습니다. 20세기 탁월한 웨슬리 학자들 중 한 사람으로 뽑히는 알버트 아우틀러(Albert Outler)는 말하기를, “웨슬리가 미래의 교회에 보물을 나누어주었다. 만일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면 교회는 더 궁핍하게 될 것이다”(Kenneth E. Rowe, <The Place of Wesley in the Christian Tradition>)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존 웨슬리에 관해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지길 원하는 최근의 저서들 중 가치 있는 책 몇 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웨슬리안 조직신학

    1. 발터 클라이버 외, <감리교회 신학>(kmc, 2007) 이 책은 1993년 독일어로 처음 출판되었고, 2001년에 미국 Abingdon Press에서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7년 조경철 목사에 의해 번역되었는데, 성경의 전통에서부터 시작해서 웨슬리 신학을 폭넓고 깊이있는 이해한 뛰어난 웨슬리안 조직신학 책입니다.

    2. 테오도르 런연, <새로운 창조>(kmc, 1999) 이 책도 미국에서 애용되고 있는 웨슬리 신학 책입니다. 1998년 Abingdon Press에서 출판된 책으로 한국에서는 김고광 목사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3. Kenneth Collins, <The Scripture Way of Salvation>(Abingdon Press, 1997) 이 책도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웨슬리신학 책 중의 하나로 아직 한국에서 번역되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4. Randy Maddox, <Responsible Grace>(Kingswood Books, 1994) 이 책은 미국 신학대학에서 웨슬리신학 교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책입니다. 웨슬리를 조직신학로 자기매김하려는 랜디 매닥스의 역작입니다.

     

    (2) 존 웨슬리의 생애

    1. Richard Heitzenrater, <The Poor and the People Called Methodist>(Abingdon Press, 2002) 오늘날 최고의 웨슬리 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하이첸레이터의 최근 저서로 학문적인 책이지만 18세기의 마더 테레사와 같은 존 웨슬리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좋은 책입니다.

    2. Kenneth Collins, <A Real Christian>(Abingdon Press, 1999) 그 동안 한국에 소개된 몇몇 권의 웨슬리 생애 책들을 보면 웨슬리 전문가들이 쓴 책이 거의 없고 대부분 전기 작가들에 의해 쓰였던 책이고, 번역 또한 실수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 책은 웨슬리 생애에 대해 미국 웨슬리 학자가 쓴 명저라 할 수 있습니다.

     

    (3) 존 웨슬리의 영성

    1. 이후정, <성화의 길>(대한기독교서회, 2001) 이 책은 웨슬리의 영성을 소개한 개론서로 개정판이 나온 다면 웨슬리의 원 자료를 좀더 소개하면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2. Rueben P. Job, <A Wesleyan Spiritual Reader>(Abingdon Press, 1998) 웨슬리의 글들을 26개 주제로 나누어 성경과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영성 훈련 책입니다.

    3. Frank Whaling, <John and Charles Wesley>(Paulist Press, 1981) 웨슬리 영성의 백미로 뽑히는 A Plain Account of Christian Perfection과 그 외의 존의 글과 찰스의 찬송에서 발췌한 글들을 모은 책으로 1981년에 나왔지만 지금도 판매되고 애독되고 있는 웨슬리안 영성 책입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나마 최근에 나온 웨슬리 관련 저서들 중 한국의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소개했습니다. 번역이 아직 안된 책들도 있지만 번역이 된 책이라 하더라도 아마 웨슬리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면 잘 모를 것입니다. 영국도 Epworth Press를 통해 웨슬리 관련 서적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아직 한국의 독자들이 접하기에는 어려운 책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한국교회의 현실을 요약하면 한국교회는 찰스는 물론이고 존 웨슬리에 대해 전반적인 관심과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출판된 웨슬리 관련 책들은 전문적인 신학 책 내지는 오역이 많은 생애 위주였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웨슬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신학자들은 책을 어렵게 쓰고, 평신도들은 그런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제가 바라기는 신학 책들은 쉽게 쓰여져야 하고, 평신도들도 신학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전한 신앙은 올바른 신학 위에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김홍기 교수는 한국교회사를 조명하며 “한국교회 100년은 웨슬리식 경건주의가 지배해 온 역사”라 평가했습니다.(김홍기, <한국기독교사상산책>, 땅에쓰신글씨, 11.) 이 말은 한국교회가 제도적으로는 장로교회를 따르고, 신학적으로는 웨슬리안 경건주의로 점철되었다는 평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파주의의 대상이 아닌 영적 성숙의 멘토요 지도자로서의 웨슬리가 발견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21세기 한국교회의 영적 성숙을 위해서 그리고 영성의 길을 가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웨슬리가 전해준 영성의 보고들이 더 넓게 소개되어야 하고 한국교회는 웨슬리를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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