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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승전결 설교: 본문중심설교의 새 지평을 열다
    경건도서 서평 2019. 8. 5. 00:00

    기승전결 설교: 본문중심설교의 새 지평을 열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중심 설교노트』 서평

     

    이관수(동산교회, jesusinwhite@hanmail.net)

     

    본문중심설교의 열매를 맺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중심 설교노트』는 황광민 목사의 40여년 목회 여정의 결실이다. 저자는 목회 초기 경험에서부터 본문중심설교에 대한 고뇌를 갖기 시작했다. 그 경험을 이 책의 머리말에서 짧게 언급했다. “성경의 본문을 비행장의 활주로처럼 이용하지 말라”는 어느 선교사의 일침이었다. 그 당시도 대다수의 목회자가 분문을 수단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는 사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설교자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이러한 일을 늘 경계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말씀을 바로 전해야 참다운 예언자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지금까지 본문중심설교의 가치를 추구해 왔다. 저자는 지난 2년 동안 준비한 104편의 살아있는 말씀의 보화를 『설교노트』에 정성껏 담았다. 이제 본문중심설교의 열매를 한국교회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기승전결 설교, 이야기의 흐름이 보이게 하다.

    그러면 먼저 『설교노트』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가 펼치는 본문중심설교의 특징을 설명하여 그 구성 원리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본문중심설교는 본문의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구성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본문중심설교라 해도 형식은 다양할 수 있다.

     

    그러면 저자는 어떤 형식으로 성경적 설교를 전개하고자 하는지 살펴보자. 저자는 교회력에 따라 정해진 본문을 원문 연구를 기초로 하여 기승전결이라는 4대지 형식으로 구성한다. 그리고 각 대지를 본문의 해설, 예증, 적용이라는 세 단락을 원칙으로 작성한다. 물론 하나의 주제를 기승전결이라는 흐름으로 엮어낸다.

     

    4대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유진 로우리(Eugene L. Lowry)가 말하는 『이야기 설교』(The Homiletical Plot)와 구성 면에서 비슷하다. 참고로 두 방식을 상호 대입해 연결해보면 다음과 같다. 기(起)=Oops(세상의 가치관을 흔듦), 승(承)=Ugh(세상 사람은 반대로 감), 전(轉)=Aha(하나님의 방법으로 가야함)+Whee(하나님과 함께 기뻐함), 결(結)=Yeah(하나님의 방법이 옳음). 저자의 기승전결 구성과 유진 로우리의 이야기 설교는 결국 같은 그릇이다. 그 안에 담는 내용에서 차이가 생길 뿐이다. 저자는 본문의 핵심 메시지를 기승전결로 엮어 이야기의 흐름이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있다.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여 선포하다.

    이제 저자와 함께 공부했던 경험담을 떠올려 보고자 한다. 마태복음 11장 11~15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이다(설교노트 140쪽 참조). 본문 12절은 네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해석1: 부정-부정의 경우, “하나님 나라는 침략을 당하고 있다. 침략하는 자들이 그것을 약탈하고 있다”(개정, 공동번역, KJV, TEV). 해석2: 부정-긍정의 경우, “하나님 나라는 침략을 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힘쓰는 자녀들이 그것을 얻는다.” 해석3: 긍정-긍정의 경우, “하나님의 나라는 힘 있게 전진하고 있다. (그래서) 힘쓰는 자녀들이 그것을 얻는다”(새번역, NIV, NCV). 해석4: 긍정-부정의 경우, “하나님의 나라는 힘 있게 전진하고 있다. (그러나) 침략하는 자들이 그것을 약탈하고 있다”(ISV, NLT).

    여기에서 저자는 “악한 세력들이 천국을 침노하여 빼앗는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하며 해석2를 주장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절대로 천국을 빼앗기지 않으신다. 다만 우리가 악한 세력의 공격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천국에 들어가는 영광을 빼앗길 뿐이다”라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원문과 문맥, 그리고 성경 전체에 흐르고 있는 가치관을 고려한 것이다. 필자도 해석2에 동의하였고, 감신대의 유태엽 교수도 해석2를 선호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러한 준비과정 속에서 한편의 설교를 준비하는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성경을 들리는 설교의 언어로 빚어내다.

    또한 히브리서 6장 4~8절을 설교모임에서 다루었을 때가 있었다(설교노트 281쪽 참조). 이 본문을 교리에 짜 맞추어 억지 해석을 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따라서 원문연구와 기승전결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각되는 본문이다. 본문에서 살펴 볼 핵심 단어는 ‘타락한 자들’이다. 여기서 ‘타락한 자들’은 원문의 부정과거 분사형인 파라페손타스(παραπεσοντας)의 번역으로 문맥상 ‘은혜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를 “성숙한 단계에 나아가지 못하고 은혜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해석하며 본문의 문제점으로 파악했다.

    본문은 앞의 1~2절의 “완전으로 나아가라”는 주제에서 이어지며, 7~8절은 “신앙생활은 은혜를 받고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의 비유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본문을 구성하였다. “은혜를 입고 완전한 데로 나아가야 한다”(기), “성도의 완전은 회개의 차원이 아니다”(승), “성도는 은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전) 그리고 “좋은 열매를 맺으면 칭찬을 받는다”(결)의 4대지로 엮었다. 이렇게 저자는 원문을 통한 오역의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고, 메시지에 기승전결이라는 아름다운 옷을 입히는 탁월함으로 딱딱한 성경의 언어를 들리는 설교의 언어로 빚어내었다.

    필자는 황광민 목사의 『설교노트』가 본문중심설교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이 시대의 강해설교 대가인 워렌 위어스비(Warren Wiersbe)의 『The Bible Exposition Commentary』는 성경 전체를 주해한 탁월한 작품이다. 『설교노트』의 한 편, 한 편은 여기에 비견할 만하다. 오히려 원어를 분석해서 더 깊이가 있고, 이야기식 구성의 힘으로 회중의 가슴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설교의 노하우(knowhow)를 『설교노트』를 통해 한국 교회에 기꺼이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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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력에 따른 본문중심 설교노트』

    황광민 지음

    기쁜날

    신국판 328쪽

    2017년 2월 6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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