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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이 다스리시면 무르익어 가는 인생이 됩니다.
    교회력에 따른 본문 중심 설교 2014. 1. 26. 15:05

    주현절 후 셋째 주일(2014년 1월26일)

    마가복음 4장 26-29절

     

    하나님이 다스리시면 무르익어 가는 인생이 됩니다.

     

     

    예수님이 전파하신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있었습니다. 이때 예수님이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영역의 개념이라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통치의 개념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기도 가운데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구절이 있습니다(마6:10). 하나님의 통치하심이 우리 안에 이루어지기를 구하라는 뜻입니다.

     

    바울 역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갈2:20). 이 또한 같은 의미로 하나님이 내 자아를 완전 통치하시는 단계를 언급한 것입니다. 본문은 씨가 땅에 떨어져 자라나는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 안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 씨를 뿌릴 때는 열매를 기대하고 뿌립니다.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26절).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다양한 비유로 설교하셨습니다. 본문은 마가복음에만 기록된 비유인데,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 비유와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 비유에서는 우리의 마음이 좋은 땅과 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씨로 비유한 말씀을 잘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반면 본문에서는 씨 뿌리는 사람은 하나님이시고, 씨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 인생을 의미합니다.

     

    본문에서 ‘뿌렸다’는 동사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뿌렸다’는 동사 ‘바레’는 부정과거형으로 단회적 행동을 말합니다. 즉 이 땅에 보냄을 받은 인생의 기회는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을 잘못 살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인생이라는 기회가 다시 주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성경은 누누이 이런 교훈들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바라보아야할 대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붙잡을 것을 붙잡지 못하고 사는 인생은 참으로 불쌍한 것입니다.

     

    씨 뿌리는 농부의 심정을 생각해 보십시오. 잘 자라든지 말든지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파종하는 농부는 없습니다. 추수를 바라보는 농부의 간절함을 비유하며 하나님이 직접 씨를 뿌리셨다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신 것은 열매를 기대하며 보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열매를 맺어 나를 보내신 이를 기쁘게 해드리려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 우리가 어떻게 자라는지 몰라도 하나님은 자라도록 일하십니다.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27절).

     

    26절에서 ‘뿌렸다’는 동작은 과거형으로 쓰여 한 번으로 끝났지만 본문 27절에 ‘나고, 자라다’는 동사들은 현재형으로 쓰여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땅에 씨를 뿌리신 하나님은 그 씨가 잘 자라도록 키우고 계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씨를 뿌리기만 하시고 그 다음은 무관심 하신 분이 아닙니다. 뿌려진 씨가 잘 자라기를 기대하시며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본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고 성장시키시는 과정을 우리가 알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매일매일 자신의 키가 얼마나 크고 있는지 재보는 사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 내면에 들어오고 충만케 되는 과정을 순간순간 인지하며 사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내면에 하나님의 원리가 작용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내면을 통치하시는 일에 관심하지 못하면 현실의 만족을 구하는 헛된 신앙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복주의 신앙으로 변질 되거나 은혜의 수단을 게을리 하는 태만의 죄를 짓기 쉽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이 짧게 보면 보이지 않지만 길게 보면 보입니다. 이것을 무시하다 보면 나중에는 알맹이는 없고 쭉정이만 남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하나님이 나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신다는 사실을 항상 인식하며 좋은 열매 맺기를 날마다 힘써야 할 것입니다(요5:17).

     

    다. 하나님이 다스리심으로 신앙이 성장합니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28절).

     

    본문은 하나님이 뿌리신 씨가 싹이 나기 전까지는 눈에 띄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싹이 나타나고, 이삭이 나고, 열매가 영글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성장의 과정을 말합니다. 여기서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는 말의 이해가 중요합니다. ‘스스로’라는 말은 ‘하나님에 의해서’라는 뜻입니다. 즉 저절로 자라는 것 같지만 실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에 의해 싹이 나고 알곡으로 자라난다는 의미입니다.

     

    본문은 11월에 씨를 뿌리고 5, 6월에 추수를 하는 유대 밀 농사를 배경으로 한 단조로운 비유 같지만 이 안에는 심오한 진리가 숨어있습니다. 풀이하면 씨가 비유하는 우리 인생은 ‘하나님에 의해’ 자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에너지로 곡식이 자라듯이 우리 영혼에 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는 무한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생명력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만큼 내 안에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모든 일은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 속에 진행됩니다. 나무가 그냥 자라는 것 같고, 내 밥 먹고 내가 크는 것 같지만 하나님이 도우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 내면을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일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다만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내 안에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수고도 필요합니다(롬8:28).

     

    본문에 ‘스스로’라는 말 속에는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막는 주요소가 인간 외부 보다 인간 내부에 있음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순리를 따르면 하나님의 통치는 순조롭게 진행 되지만,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세상적인 탐심과 자기 의는 하나님의 통치를 거스르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도록 내 자아를 내드리고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어 우리 내면을 하나님이 통치하시기 시작하시면 영적인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신앙의 성장이 일어납니다.

     

    라. 좋은 열매를 맺으면 하나님의 추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라”(29절).

     

    ‘추수 때가 이르러 낫을 댄다’는 말은 하나님의 심판 날이 다가왔다는 표현입니다. 모든 인생에게 개인적인 종말의 시간은 다가옵니다. 그때까지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열매를 맺은 사람은 이 날이 구원의 날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이 날이 심판의 날이 됩니다. 예수님은 이와 같은 교훈을 은화의 비유를 사용하셔서 설교하신 적이 있습니다. 주인이 열 명의 종에게 각각 한 므나 씩을 나누어주고 장사하라고 한 이야기입니다. 이 비유에서도 역시 하나님이 인생에게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한 므나를 여러 배 남긴 종들은 칭찬을 받았지만 한 므나 그대로를 가져온 종은 주인에게 악한 종이라고 심판 받았습니다(눅19:22).

     

    신앙의 열매를 기대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며 사는 인생과 자신에게는 마지막 날이 없는 것처럼 살며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낭비하는 인생은 추수 때에 희비가 갈라집니다(마13:30).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시다가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신 적이 있습니다(막11:14). 이는 신앙의 열매가 없는 이스라엘의 영적인 모습을 경고하신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기대하시는 열매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목표는 성숙한 열매입니다. 이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하나님의 통치가 내 안에 이루어지기를 힘쓰면 추수 때 무르익은 열매를 거두시는 하나님의 따듯한 손길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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